美-러 “北-이란 핵문제 공동대응”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푸틴 별장 찾은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7일 모스크바 교외 푸틴 총리 별장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만나기 전 민감한 발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지만 러시아 언론들은 “두 지도자가 언제 서로를 비판했느냐는 듯 시종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푸틴 별장 찾은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7일 모스크바 교외 푸틴 총리 별장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만나기 전 민감한 발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지만 러시아 언론들은 “두 지도자가 언제 서로를 비판했느냐는 듯 시종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 방문 오바마 “내년 핵안전 글로벌회담 열것”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관계재설정(reset)’을 약속하며 핵탄두 감축, 북핵 문제 대응 공조 등 화려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러 관계의 앞날엔 여전히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지적이다.

○ 만남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이틀째인 7일 러시아의 실권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를 증진시키겠다”고 말했다. 방문하기 전 푸틴 총리에 대해 “한 발은 여전히 과거의 (냉전적) 해결 방식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교외의 푸틴 총리 별장에서 만났을 때는 이견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밝은 햇빛을 보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방문 전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직후 “나는 안짱다리가 아니며 두 발로 앞을 향해 가고 있다”고 발끈했던 푸틴 총리도 “미-러 관계의 역사에는 화창한 날이 있었는가 하면 매우 흐린 날들도 있었다”고 화답했다.

○ 북한 대응 공조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6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북한 및 이란 핵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을 위한 초안을 마련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스스로 더 합리적 방법으로 우리의 핵무기(감축 문제)를 다루지 않는 한 (핵 비확산 문제에 있어)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합의사항을 지켜나가는 것처럼 다른 나라도 합의사항을 반드시 준수토록 해야 한다. 이런 목적을 위해 우리는 북한과 이란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내년에 핵 안전을 주제로 글로벌 정상회담을 주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등의 도발로 위기에 처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강화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파이퍼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미 공영라디오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 “두 정상의 합의는 북한과 이란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미국의 입지를 강화시켜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여전한 난제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 등 옛 소련 위성국가 출신 이웃 국가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비해 NATO 확장에 덜 매달리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군의 그루지야 침공처럼 러시아와 서방세계 편입을 원하는 이웃 국가간에 분쟁이 다시 터질 경우 미국은 러시아와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중부유럽 미사일방어(MD) 기지 설립 계획은 오바마 행정부 들어 MD 예산의 감축으로 추동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긴장 요인이다. 이번 회담 뒤 두 정상은 “이 문제를 함께 연구해 보겠다”고만 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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