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曰, 不憂不懼면 斯謂之君子矣乎잇가…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논어’는 자기성찰을 중시한다. 이를 잘 말해주는 성어가 ‘顔淵(안연)’편의 이 章에 나오는 內省不구다. 제자 司馬牛(사마우)가 君子란 어떤 존재인가 묻자, 공자는 “君子不憂不懼(군자불우불구)”라고 대답했다.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마우는 군자란 대단히 高遠(고원)한 존재이리라 여겼기에 그런 정도로 군자라 할 수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曰의 주어는 사마우로, 생략되어 있다. 斯는 지시사, 乎는 의문종결사다. 구는 病과 같은데, 허물이 있어 괴로워한다는 말이다. 夫는 발어사. 何憂何懼의 두 何는 각각 그 다음 동사의 목적어다. 짧은 의문문에서 의문사-목적어는 동사 앞으로 도치된다.

‘사기’에 의하면 사마우는 공자를 죽이려 했던 司馬桓(추,퇴)(사마환퇴)의 아우로 말이 많고 경솔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사마우가 仁(인)에 대해 묻자, 공자는 “仁者(인자)는 말을 삼가서 입 밖으로 내기 어려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마우는 형 사마환퇴가 宋(송)나라에서 亂(난)을 일으킬 때 가담하지 않았으나 남몰래 근심하고 탄식했다. 공자는 그 마음을 살펴, 스스로 돌이켜 볼 때 허물이 없고 괴로워할 바가 없다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였다.

‘憲問(헌문)’편에서 공자는 “仁者는 근심하지 않고 知者(지자)는 헷갈리지 않으며 勇者(용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內省不구의 뜻을 되새기면서, 윤동주가 말했듯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다짐해 본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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