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가실 분, IC칩 카드 챙겼나요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 해외서 카드 안전하게 쓰려면

구형 ‘마그네틱 띠’ 카드, 유럽선 결제안돼 낭패볼수도
카드복제 피해 막으려면 ‘해외매출 중지 서비스’ 가입

지난달 유럽으로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온 회사원 이모 씨(35)는 신용카드 때문에 낭패를 봤다. 국내에서 아무 문제가 없던 카드가 현지에선 결제가 안 됐다. 그는 “갖고 있던 현금을 털어 호텔요금을 냈다”며 “귀국해서 알아보니 유럽에서는 집적회로(IC)칩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허탈해했다.

환전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데다 휴대가 간편한 점 때문에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카드를 이용할 때와 다른 점도 있으니 주의할 것.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외국에서 안전하게 카드 쓰는 요령을 미리 알아두자.



○ 출국 전에 챙겨둘 것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IC칩 카드를 챙겨가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 동남아 지역은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띠를 단말기에 긁은 뒤 사인으로 결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유럽은 IC칩 카드를 전용 단말기에 꽂아 핀 코드를 입력하는 결제 시스템이 보편화됐다. 이 때문에 IC칩 카드가 아니면 결제가 안 되는 가맹점이 많다.

최근 국내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는 대부분 카드 앞면에 정사각형 모양의 IC칩이 있다. 하지만 오래전 발급받은 카드는 IC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면 IC칩 겸용 카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여권과 카드 앞면에 적힌 영문 이름의 스펠링이 같은지도 미리 살펴둬야 한다. 스펠링이 다르면 신분 확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카드 결제를 거부당할 수도 있다.

○ 결제할 때는

해외에서 카드를 쓸 때는 원화가 아닌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부 해외 가맹점에서는 원화로 환산된 금액으로 카드 결제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결제하면 환율 정산 절차가 늘어나 소비자가 환전 수수료를 더 내야 하고 환차손의 위험까지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카드 결제 때 꼭 현지통화로 표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또 소비자에게 청구되는 결제금액은 카드 사용 당일이 아니라 국내 카드사가 비자, 마스터 등 국제 카드사로부터 거래 명세를 접수한 날의 환율로 계산된다. 통상 카드를 사용한 날로부터 3∼7일 후다. 따라서 환율이 하락세(원화가치 상승세)라면 현금보다는 카드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호텔이나 렌터카 등을 미리 예약한 경우 취소하지 않고 이용하지 않거나 정해진 시간을 넘기고 취소하면 예약 시 알려준 카드 번호로 벌금(NO-show penalty)이 청구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분실 도난 위조에 대처하는 법

해외에서 카드를 잃어버렸거나 도난당했다면 국내 카드사에 바로 신고한 뒤 비자, 마스터카드 등 국제 카드사가 운영하는 현지 ‘긴급서비스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체류 국가에서 2일 내에 긴급 대체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고, 현금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긴급 대체카드는 임시 카드이기 때문에 귀국한 뒤에는 반납하고 정상카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해외에서 카드가 복제돼 위변조 매출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해외매출 중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국내에서 카드를 쓸 때 해외 사용을 중지하고, 해외여행을 할 때 이를 해제하는 식이다. 카드사에 연락해 이 서비스를 등록하면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해도 승인이 되지 않아 카드 부정 사용을 피할 수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