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자리를 걸고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조 사장은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1주년(11일)과 현대아산 계약직원 A 씨의 북한 억류 100일째(7일)를 맞아 7일 오전 개최한 임직원 조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금강산 관광이 영구 중단되는 것은 곧 남북 간 소통의 단절과 당국 간 대결구도 고착화를 의미한다”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안보 경제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의 돌파구를 열어야 할 사람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고 호소한 뒤 “사업 정상화와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내일이라도 당장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또 “현대아산의 위기는 단순한 민간기업의 위기가 아니다”라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남북 당국 간 협의가 시작돼야 풀릴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되면서 이전에 1084명이었던 직원을 7월 현재 411명으로 감축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연간 매출 손실 규모만 1500억 원에 이르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조 사장은 억류 중인 A 씨에 대해서는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로부터 북한의 경우 범죄인 조사 시 4개월까지 접견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들었다”면서 억류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개성을 10여 차례 드나들며 ‘소속 회사 사장이 직접 못 만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지만 북측은 ‘합의서 어디에도 조사 기간 중 면회나 접견 허용 규정이 없다’고 주장해 접견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A 씨 석방은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현대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나서서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아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A 씨가 오래전부터 관절 관련 지병이 있어 먹고 있던 약을 가족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고 전하고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그의 신변 안전 여부 등은 확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A 씨가 개성공단 안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