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사람/아시아문화전당 설계자 우규승씨

  • 입력 2009년 7월 7일 07시 02분


“전남도청 별관 부분철거 바람직하지 않아”

“2005년부터 아시아문화전당 설계와 관련한 공청회와 설명회를 30여 차례나 열었지만 옛 전남도청 별관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현상설계 당선자로 전당 설계를 맡고 있는 재미 건축가 우규승 씨(67·사진)는 5일 방송토론회를 통해 “건축가로서 도청 별관 철거가 바람직하다는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우 씨는 “설계원안에 별관을 철거하는 대신 5·18사적지를 가장 잘 살리고 역사적으로 기념할 수 있는 개념이 녹아 있다”며 “부분 철거는 건물을 제대로 보존하는 것도 아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지역 시민단체가 ‘단일안’으로 제시한 별관 부분 철거 및 ‘5월의 문’ 설치안에 대해 “그런 형태로 완공됐을 경우 관람객들에게 원형 보존보다는 훼손의 의미만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별관을 철거하지 않으면 지상에 들어설 5·18광장과 지하에 들어설 아시아문화광장 사이에 시각적 연결이 차단돼 소통이 어렵게 된다”며 “경복궁의 근정전이라고 할 수 있는 도청 본관과 전남도경 건물이 중심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5년 12월 당선작으로 발표된 이후 1년 2개월 동안 5·18 관련 단체를 비롯한 각계의 여론 수렴 과정에서도 아무런 이의가 없었는데 이제 와서 별관 문제가 장애요인으로 떠올라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1일 귀국한 우 씨는 3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도청 별관 가운데를 뚫어 만들자는 ‘오월의 문’은 5·18을 기념하고 상징한 설계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부분을 변경하려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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