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캠프워커 미군헬기장 철거 앞두고 주민들 촉각

  • 입력 2009년 7월 7일 06시 49분


“대체용지 주택가 인접 소음피해 우려”
남구 “재검토 해달라” 요청키로
美,한국이 이전비용 부담 조건
활주로 서편 용지도 반환 입장

대구 남구의 미군부대인 캠프워커 내 H-805 헬기장의 주요 시설 철거가 확정됐으나 인근 주민들은 새로 조성될 대체헬기장의 위치 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대체헬기장이 작전 및 훈련용이 돼서는 곤란하며 관련 시설도 주택가에서 떨어진 곳에 조성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구시는 기존 헬기장의 주요 시설이 철거되고 간이시설이 설치되는 만큼 작전 및 훈련용 헬기장이 아니라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헬기 이착륙장(헬리패드)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대체헬기장 위치가 관건

국방부와 대구 남구에 따르면 대체헬기장에는 수송부와 경계 울타리, 초소, 출입자 방문센터, 헬기 이착륙장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남구 관계자는 “캠프워커 측도 주민들의 피해 등을 고려해 기존 헬기장 시설을 철거하고 비상용 헬기장만 운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대체헬기장은 용지 반환과정에서 대구시가 캠프워커 측에 제공하는 곳에 조성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땅은 7273m²로 면적이 좁은 데다 주택가에 근접해 있어 소음 등으로 민원의 대상이 될 소지가 큰 편이다. 이에 따라 남구 측은 대체헬기장은 주택가에서 멀리 떨어진 부대 안에 조성돼야 한다는 의사를 국방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캠프워커 헬기장 이전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주민 차태봉 씨(69)는 “헬기 이착륙장 등을 새로 만드는 것은 굳이 반대하지 않겠지만 반드시 주택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해 소음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근 주민들은 헬기장 시설이 철거되고 용지 반환이 이뤄지면 부근 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헬기장 부근 활주로 서편 용지 반환은?

남구는 지난해 말 국방부와 주한 미군 측이 이 헬기장과 A-3비행장 활주로 등을 경북 칠곡군 왜관읍으로 이전하기로 협약해 헬기장과 A-3비행장 활주로 등 7만6871m²의 땅을 돌려받게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획에 활주로 서편 용지는 빠져 있다. 이곳은 2만3140m² 규모로 현재 장병숙소 건물과 저유소, 매점 건물 등이 있어 이들 시설을 옮기지 않고는 용지 반환을 할 수 없다.

캠프워커 측은 활주로 서편 용지 반환에 부정적이었으나 한국 정부가 시설 이전비용을 부담한다면 이 용지도 반환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2007년 5월 이 활주로 서편 용지 추가 반환 문제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과제로 채택해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 시설물 이전 등에는 500억∼600억 원이 들어 비용 조달이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대구시 성극모 군사시설 이전담당은 “시의 재정 형편이 어려운 만큼 국방부가 활주로 서편 용지 이전비용을 부담하도록 설득할 방침”이라며 “헬기장 주요 시설이 철거되고 비행고도 제한이 해제되면 헬기장 인접지의 신축건물 높이 제한도 풀려 이 일대 재개발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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