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도 “산촌체험장이 전통파수꾼”

  • 입력 2009년 7월 7일 06시 43분


철원군 잠곡리, 뽕잎칼국수 등 체험행사 인기폭발
인제군 월학리, 옛 숯가마 복원후 굽기체험객 유치

누에와 숯은 오랫동안 사양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최근 강원도 마을에 누에가 돌아오고 전통 숯가마가 들어서고 있다. 사라져 가는 우리 것을 보존하려는 지역 주민들의 노력의 결과다.

강원 철원군 근남면 잠곡3리. 마을 이름에 누에 ‘잠(蠶)’자가 들어있을 정도로 소문난 누에마을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 누에치기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누에를 치는 농가는 겨우 두 곳, 그것도 농한기에만 이따금 누에를 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한 곳 두 곳 늘더니 현재 6농가로 늘었다. 2007년 마을 주민들이 참살이(웰빙) 바람에 착안해 누에를 통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부터다. 지난해까지는 홍보 부족으로 1년에 100명도 찾아오지 않았으나 올해는 벌써 300명 넘게 다녀갔고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6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농촌체험학습박람회에 참가한 것이 널리 알려진 계기가 됐다.

누에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뽕잎 따기, 누에에게 뽕잎 먹이기, 뽕잎 칼국수 만들기, 누에 실타래 만들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밖에 나물 채취, 고추 따기, 산양농장 체험도 가능하다. 아직은 숙박시설이 부족해 당일 코스로 운영하고 있다. 체험료는 1만 원이지만 학생의 경우 철원군이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 관리자인 김종화 씨는 “아직 기반시설이 부족하지만 체험객들의 반응이 대단히 좋다”며 “올가을에는 더욱 많은 도시민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nue.invil.org)에서 알 수 있다.

강원 인제군 북면 월학리 냇강마을엔 전통 숯가마가 들어섰다. 인제군이 2400여만 원을 들여 최근 복원한 숯가마는 가로 4.6m, 세로 3.0m(외폭 5.9∼8.6m, 넓이 50.74m²)의 타원형 봉분형태로 옛 숯가마 제작법을 그대로 고증해 재현했다.

인제군 남면 화탄리, 상수내리, 부평리와 인제읍 남북리는 주위에 참나무 군락지가 많아 숯 생산이 활발하던 곳. 숯 생산을 전업으로 하는 ‘숯목상’들이 서울까지 내다 팔 정도로 호황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 석유와 석탄 등으로 난방연료가 대체되면서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숯가마 축조와 숯 굽는 기술, 숯과 관련한 민요 등 유무형 문화는 현재까지 전래돼 왔다. 이에 따라 인제군은 지난해 10월 남면 수산리의 숯가마 축조장인 장영창 씨(79)에게 자문해 옛 숯가마를 복원해 냈다.

인제군은 복원 과정에서 고증자의 제작 시범과 숯가마 내부의 전돌 쌓기, 굴뚝 제작 등 대부분의 제작 과정을 세부도 및 보고서로 기록해 놓았다. 또 이번에 복원된 숯가마를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 숯 제작 및 숯 굽기 체험에 활용할 계획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사라져 가는 지역 전통문화를 보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많은 체험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유치 전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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