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집 빼고 전재산 기부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장학·복지재단 ‘청계’ 설립해 331억 출연… 대선공약 이행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장학 및 복지재단을 설립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일부 동산을 제외한 331억4200만 원 규모의 전 재산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2007년 대통령선거 직전인 12월 7일 “우리 내외가 살아갈 집 한 칸이면 족하며 그 외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재단법인의 명칭은 이 대통령의 아호를 딴 ‘청계(淸溪)’로 정했다.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국내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헌정 사상 처음이다. 대통령 임기 중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재산 헌납이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출연한 재산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09-4 영포빌딩 △서초동 1717-1 건물 △양재동 12-7 건물 등 3건과 그 부속 토지(한국감정원 평가액 395억여 원) 및 이 대통령 명의의 개인예금(8100만 원)을 합친 금액에서 임대보증금 등 해당 부동산과 연계된 채무를 제외한 금액이다.

이 대통령이 사회에 기부하지 않고 남겨 놓는 재산은 논현동 자택(44억2500만 원)과 스포츠 관련 회원권 및 예금 등 동산 4억8100만 원을 합쳐 총 49억600만 원이다.

이 대통령은 ‘재단법인 청계의 설립에 즈음하여’라는 글을 통해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분들은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었다”면서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의 하나가 오늘도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서 제 재산을 의미 있게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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