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이은정… 세리키드 또 LPGA 정복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데뷔 2년만에 코닝클래식 깜짝우승…미셸 위 공동3위

우승 한 번 했더니 세상이 달라졌다. 그토록 원하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첫 승을 이룬 이은정(21)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이은정은 6일 미국 오하이오 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우스GC(파71)에서 열린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연장 끝에 동갑내기 모건 프레셀(미국)을 꺾었다. 이은정은 17번홀(파5)에서 이글을 낚은 프레셀과 18언더파 266타로 동타가 된 뒤 18번홀(파5)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3.5m 버디 퍼트를 넣어 승리를 확정지었다.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올 시즌 10개 대회에서 5차례 예선 탈락해 상금은 4만8000달러에 불과했다. 무릎 상태가 나빠져 이번 대회를 마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료받을 계획이었다. 9일 개막하는 US여자오픈에는 출전 자격조차 없었다. 하지만 잊지 못할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21만 달러의 우승 상금에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출전권까지 얻었다.

이은정은 “세상을 얻은 기분이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평균 260야드를 넘는 드라이버 샷에 5월 코닝클래식에서 한 라운드 이글 3개의 진기록을 세운 그는 이번 대회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를 26.3개로 낮추며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동그란 얼굴에 ‘포테이토(감자)’라는 별명의 이은정은 1988년생이지만 다른 세리 키드와는 걸어온 길이 다르다. 한영외고 시절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2005년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딸의 우승 소식에 아버지 이경수 씨(52)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테미큘라의 한식당 ‘미농’을 찾은 손님에게 공짜로 음식을 제공했다. 이 씨는 통통한 체격의 딸이 경기 포천시 동남중 1학년 때 골프와 인연을 맺게 한 뒤 2006년 미국 영주권 취득 후 그해 12월 아내와 네 남매를 이끌고 미국 이민을 와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했다. 미셸 위(20)는 뒤늦게 7타를 줄이며 이선화(23), 김송희(21)와 공동 3위(16언더파)로 마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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