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북 壽命11년 차이…미사일 놀음이 날린 주민 식량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6분


내년에 태어날 남북한 신생아의 기대수명에서 11년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이 공개한 국내외 기관들의 예상에 따르면 2010년 북한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68.2세로, 남한 신생아의 79.6세보다 11.4세나 짧다. 김정일 세습정권이 주민의 굶주림은 아랑곳하지 않고 2012년의 ‘강성 대국’ 완성에만 매달리면서 남북의 극심한 수명 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최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체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북한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성장 장애와 저체중, 청년층의 3분의 2가 영양실조와 빈혈 상태에 놓여 있다. 6·25전쟁 이전에 태어난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남한보다 체격이 훨씬 작다. 식량 확보에 써야 할 돈을 핵과 미사일 불꽃놀이로 날려버리는 바람에 김정일 정권은 ‘같은 민족’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단신(短身) 주민’을 만들어놓았다.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과 영양실조, 수명 단축은 수백만 명이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진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래 계속됐다. 게다가 2006년과 올해 1, 2차 핵실험, 올 4월 쏴 올린 로켓, 그리고 잦은 미사일 발사는 북의 식량난을 더욱 가중시켰다. 북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7발을 포함해 올해 총 18발의 미사일을 쐈다. 로켓 발사에 들어갔을 3억 달러를 합쳐 ‘미사일 쇼’에 3억40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썼다. 2차 핵실험으로 날린 돈까지 합치면 7억 달러(약 9000억 원)에 이른다. 연간 식량 부족분 100만 t을 2년 동안 구매할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먹을 것이 모자라 어린이의 키가 작아진 것은 물론이고 생존에 급급하다 보니 사람들의 성정(性情)마저 모질어진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한다. 쌀독에서 인심이 난다는 속담은 지금도 틀리지 않는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북 주민의 심신(心身)에 끼친 죄상(罪狀)이 무겁다. 북한의 식량난은 가까운 장래에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정일 정권은 핵과 미사일만 포기하면 경제를 살려주겠다는 자유세계의 선의(善意)마저 뿌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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