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마지막 착각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6분


대국 당일 박정근 3단의 컨디션이 최악이었던 것 같다. 고비마다 실수를 연발했고 평소 수읽기 실력이라면 범하지 않았을 착각도 나왔다. 그 여파로 형세는 백이 덤을 받지 않고도 집으로 남는 지경에 이르렀다.

흑은 전보에서 우하 침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백은 98, 100으로 흑을 공격하지 않고 우하 흑과 연결할 수 있는 길을 터준다. 백이 실리로는 약간 손해지만 시빗거리를 남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백 100으로 참고 1도 백 1로 차단해도 흑은 12까지 살 수 있다.

백 106은 실리로 짭짤한 곳. 이때 흑 107이 또 한 번의 어이없는 착각이었다. 박 3단은 109 이후 백이 하변에 한 수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은 백이 손을 빼도 아무 이상이 없다. 유창혁 9단이 백 112로 손을 돌리자 흑은 107 한 점을 아무 대가 없이 보태준 꼴이어서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흑 107로는 참고 2도 흑 1, 3이 정수. 이렇게 선수로 하변 백 집을 줄여놓고 다른 끝내기를 해야 했다. 그래도 흑이 불리하지만 실전보단 훨씬 나았다. 의욕을 잃은 흑은 30여 수 더 두다가 돌을 던졌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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