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위험 高수익 하이일드펀드 고개드나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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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감에 신상품 속속

회복지연땐 타격… 분산투자를

최근 외국계 운용사를 중심으로 해외 비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 출시가 늘면서 경기회복 낙관론자들을 위한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일드(high-yield)펀드’란 투자적격등급에 못 미치는 비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들 회사채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BBB 이하이거나 무디스 기준 Baa등급으로 투기등급으로 분류돼 정크본드(junk bond)로도 불리지만 위험도가 높은 대신 기대 수익률이 높다.

○ 연초대비 수익률 20% 넘기도

최근 설정된 하이일드펀드는 주로 해외에서 운용되는 역외 하이일드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6일부터 ‘프랭클린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펀드는 역외 ‘FTIF프랭클린하이일드펀드’에 한국에서 모은 자산을 투자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이 회사 상품개발 및 마케팅팀의 김수연 과장은 “신흥국보다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회사채에 투자하되 한 회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1%를 넘지 않을 정도로 위험을 고르게 분산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들의 평균 신용등급은 S&P 기준 BB―로 이 펀드는 연초 이후 6월 말까지 20.2%의 수익을 냈다.

슈로더투신운용도 최근 ‘슈로더ISF글로벌하이일드펀드’에 투자하는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증권펀드(채권-재간접형)’를 내놨다. 주로 미국과 캐나다의 투기등급 회사에 투자하지만 2004년 처음 설정된 이후 투자 기업의 부도율은 0%, 설정 이후 수익률은 21.0%다. 슈로더투신운용 프로덕트마케팅팀의 김지은 이사는 “S&P 기준 BB, BB―등급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며 상대적으로 부도 위험이 높은 CCC등급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역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B등급 이하 채권, 달러표시 신흥시장 채권 등에 투자한다.

○ 경기 다시 침체 시 투자위험 가능성도

이들 상품이 속속 새로 설정되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을 보이면 하반기에 비우량채권의 가격이 급등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경기 침체 이후 회복기에서 하이일드펀드의 수익률은 주식보다 먼저 반등했고, 2003년 수익률은 29.0%로 주식(26.4%)보다 높았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인 국채와 우량 회사채로 몰리면서 이들 채권 값이 크게 올랐지만 비우량회사채는 상대적으로 값이 오를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여전히 투자 매력이 크다고 분석됐다. 미국 국채와 하이일드채권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지난해 금융위기에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최근에는 11%포인트대로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이 격차가 더 좁혀져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서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하반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신용 위험이 다시 부각돼 투자한 기업의 부도가 속출하면 오히려 손실을 입을 위험도 크다.

하이투자증권 김동환 채권투자전략연구원은 “하이일드채권은 부도위험이 큰 기업의 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고위험 상품”이라며 “우량채권이나 주식과 전혀 별개로 움직이므로 자산 배분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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