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도 깜짝실적…영업익 1분기보다 453% ↑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6분


매출액 31조∼33조원 전망

금융위기 전 실적 웃돌아

불황탈출 신호탄 될지 관심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두 분기 연속으로 증권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는 하반기(7∼12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불황 탈출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에 국내외 시장을 합친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31조∼33조 원, 영업이익 2조2000억∼2조6000억 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이는 휴대전화와 TV 부문의 호조로 ‘불황 속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됐던 1분기(1∼3월) 실적(연결기준 매출액 28조6700억 원, 영업이익 47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53% 증가했다.

본사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실적이 확정된 뒤 별도로 공시해야 하는 사항이라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연결기준 영업이익 2조2000억∼2조6000억 원을 통해 간접 추산해 보면 본사 기준으로도 영업이익 2조 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당초 본사기준 영업이익 1조 원 정도를 예상해 왔다.

특히 이날 발표된 실적은 미국발 글로벌 불황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2분기 실적(연결기준 매출 29조1000억 원, 영업이익 2조4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실적만 놓고 보면 불황 탈출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장인 이윤우 부회장과 완제품(DMC) 부문장인 최지성 사장은 1일 각각 월례사를 통해 “임직원의 노력으로 조금씩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점차 불황의 늪을 벗어나는 것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도 흑자전환 예상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1분기 실적과 비교했을 때 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은 반도체와 LCD 부문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LCD는 직전 분기에 1조 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특히 반도체 가운데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올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은 약간 상승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1분기 실적을 이끌었던 TV와 휴대전화 부문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 갔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전망도 좋은 편이다. LCD 부문은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고 있으나 패널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시장이 좋다. 반도체도 지난해처럼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게 중평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휴대전화와 TV 신제품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들 신제품의 판매 실적이 하반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례적인 발표

삼성전자가 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경쟁적으로 다양한 실적 전망을 발표해 시장에서 혼선이 발생해 온 점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증권사에 따라 실적 전망이 수천억 원씩 차이가 나고 심지어 적자와 흑자 예상이 갈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매 분기가 끝나면 며칠 내에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49% 급등한 63만4000원에 마감됐다. 삼성전자는 24일 2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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