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국제통화 첫발… 中-홍콩 결제 시작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6분


중국과 홍콩 기업 간 무역거래에서 6일 처음으로 위안화 결제가 이뤄졌다. 중국이 강력히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가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오전 9시 중국은행 홍콩 본점과 중국은행 상하이(上海) 지점이 무역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 중국과 홍콩 은행 간 총 4건의 무역대금 결제가 위안화로 이뤄졌다고 중국 및 홍콩 언론이 6일 전했다. 첫 위안화 국제 결제는 상하이전기 그룹 산하 상하이전기국제경제무역공사의 의뢰로 이뤄졌다.

이번 거래는 중국 국무원이 지난해 7월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위안화 국제 결제 추진을 비준한 뒤 1년 만에 나온 실질적인 조치다. 결제 지역은 우선 상하이 광저우(廣州) 선전(深(수,천)) 주하이(珠海) 둥관(東莞) 등 중국 5개 도시와 홍콩 및 마카오, 동남아 국가의 기업 간 거래로 한정했다.

중국의 경제력과 영향력을 볼 때 이들 지역에서 위안화 거래는 곧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곧 이들 지역에서 유럽 내 유로와 같은 위상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옌성(張燕生) 대외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 주요 도시와 홍콩의 위안화 결제는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위안화의 국제결제 통화로서의 위상은 자연스럽게 강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중국은 이들 지역을 시작으로 위안화의 위상을 서서히 높인 뒤 장기적으로 위안화를 달러, 유로 등에 못지않은 국제 기축통화로 격상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허야페이(何亞非) 부부장은 2일 “중국은 미래에 국제통화시스템이 다원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는 위안화가 국제무대에서 기축통화로 인정받으려면 수십 년이 필요하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한편 위안화 시범 결제가 시작되면서 홍콩의 금융 중심지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런민은행과 홍콩 금융관리국은 지난달 말 위안화 결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홍콩의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 강화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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