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탱크-물탱크는 누가 닦지?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6분


EBS ‘극한직업-탱크 청소’ 8, 9일 방영

기름 탱크, 물탱크도 오래 사용하면 내부에 찌꺼기와 때가 낀다. 우리가 탱크 안의 기름으로 주유나 난방을 하고 물탱크의 물을 사용하는 것은 누군가가 청소를 하는 덕분이다. EBS는 탱크 청소원들의 세계를 조명한 ‘극한직업-탱크 청소 1, 2부’(사진)를 8, 9일 오후 10시 40분 각각 방영한다.

기름 탱크 청소원들의 작업 대상에는 주유소 기름 탱크가 많다. 탱크 청소 전에 유증기(기름 증기)를 제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증기가 탱크 안에 차 있으면 작은 불꽃에도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원들은 차량을 통제하고 화기를 일일이 차단하고 난 뒤 무연 휘발유 탱크 청소를 시작한다. 유증기를 제거한 뒤에도 밀폐된 탱크 안에서 수작업으로 기름 찌꺼기를 닦아내다보면 질식할 위험이 있다. 청소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위험에 대비하며 늘 동료의 작업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청소원 이성원 씨는 작업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 습관이 됐다. 작업이 끝난 뒤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것이다. 탱크 청소원들은 많을 때는 하루에 5만 리터 탱크를 5개 이상 닦는다.

광주 한 숙박업소에 있는 기름 탱크의 폐기 작업에 청소원들이 투입됐다. 폐기하기 전에 탱크 내부를 청소해야 한다. 탱크 입구는 가스 누출과 불순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십 개의 나사가 박혀 있어 뚜껑을 여는 일부터 만만치 않다.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탱크 입구가 물에 잠기고 녹이 슨 맨홀 뚜껑이 열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청소원들은 어렵사리 뚜껑을 연다.

물탱크는 입구가 직경 40cm밖에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이런 작은 물탱크의 내부는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로 좁다. 청소원들은 안에서는 약품과 손을 사용해 일일이 때를 닦아낸다. 밀폐된 공간에서 세척용으로 사용하는 소독약품을 오래 사용하면 호흡이 곤란해질 수도 있고, 장비를 사용하다가 감전을 당할 수도 있어 항상 긴장해야 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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