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사나이 송승준 “엄마 생각에 눈물이…”

  • 입력 2009년 7월 6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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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연속 완봉승…해피송 전성시대

꼭 이기라는 어머님 말에 혼신의 힘- 인터뷰중 눈시울…덕아웃선웃음만

엄지발가락 통증, 양말벗으면 핏물-다음 히어로즈전 꼭 이겨 전구단 V

롯데 우완 송승준(29)은 6월28일 대전 한화전에서 류현진 상대로 2-0 완봉을 거두더니, 4일 사직 SK전에선 송은범과 맞붙어 1-0 완봉을 이끌어냈다. 시즌 8연승. 6월4일 SK전 이후 최근 6차례 등판에서 모조리 승리다.

두 경기 연속 완봉은 2002년 9월 두산 빅터 콜 이후 근 7년만. 프로야구 역대기록인 3연속경기 완봉도 하기룡 이상군 선동열 김상진 이래 가시권이다. 5일 SK전에 앞서 롯데 뉴 에이스로 떠오른 송승준의 육성을 들어봤다.

○사나이의 눈물

송승준은 완봉승 직후 스탠딩 인터뷰 도중 돌연 눈물을 흘렸다. 돌연 터진 경상도 사나이의 눈물이어서 더욱 의외였는데 덕아웃의 동료들은 낄낄 웃었다는 후문.

송승준은 “어머님이 김밥가게를 하는데 아침에 ‘오늘은 이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단 한번도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경기 전 아끼던 염주가 뜯어져 예감이 불길했다. 어쩐지 무거운 마음으로 올랐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서 던졌다. 경기 후 어지러워서 바로 집에 못 가고 라커룸에서 쉬었다”고 들려줬다.

롯데에서도 ‘남자’라고 소문난 송승준이지만 “엄마”란 한 마디에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고. 덧붙이자면 그의 어머니는 아주 건강하다.

○롯데 버전 핏빛투혼

송승준은 올 시즌 오른 엄지발가락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통증을 참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수술을 받으면 회복되겠지만 2주간 쉬어야 된다. 그래서 시즌 끝나고 수술 받을 생각이다.

“3개월만 어떻게든 참자”란 각오이지만 걸을 때조차 살을 찌른다. 아픔이 밀려오면 “다른 생각을 해서” 이겨낸다. 등판을 마치고 양말을 벗으면 그 주위가 피로 물들어 있다고.

4일 SK전 역시 마찬가지. 2004년 보스턴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겨준 커트 실링의 핏빛투혼이 연상된다.

○나의 우상, 페드로 마르티네스

1999년 보스턴에 입단하고 봄캠프에서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봤다. 그의 캐치볼 그립을 보고 너클커브를 어깨너머로 익혔다. 이제 이 구종은 직구-포크볼과 함께 그의 주무기다.

초반 3연패에 빠졌을 때 잃어버린 자신감과 투구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가 섀도우 피칭을 반복 지시했다.

포크볼 투수의 고질인 팔이 아래로 떨어지는 증상을 교정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직구와 포크볼이 같은 팔 궤도에서 나오고, 위력이 배가됐다. 21이닝연속 무실점인 송승준은 “다음 등판이 히어로즈전인데 아직 1승도 없다.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위해 꼭 이기겠다”고 했다. 그는 앞만 보고 있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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