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독서로 논술잡기]‘몸의 사회학’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 ‘몸의 사회학’/크리스 쉘링 지음·임인숙 옮김/나남출판사

우리 사회는 다이어트, 성형수술, 스포츠에 열광한다. 이는 몸에 대한 우리의 폭발적인 관심을 반영한다. 몸은 오늘날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부각된다. 이 책은 사회학적 관점에서 ‘몸이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저자는 사회학에서 몸이 차지했던 위치를 점검하고 몸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체현(體現)된 자아를 올바르게 개념화해야만 사회적 행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몸은 인간 행위의 절대적 구성요소인 셈이다. 다음 내용을 논술과 관련시켜 보자.

『(가) 만남의 구조에 대한 고프만의 연구에서, 몸은 상호작용 질서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 중심이 된다. 일과 여가, 그리고 가정생활과 같은 거의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는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이 빈번히 이루어진다. 신경을 쓴 만남이든 아니든 간에 만남의 각 단계에서 몸의 움직임과 외양은 사람들 사이에서 의도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정한 사회적 역할(예를 들어 걱정하는 어머니, 화난 선생, 동정심 있는 사회사업가 등)을 수행하면서 이루어지는 만남도 중요하다. 자신의 역할에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면 그러한 만남을 지배하는 육체적 규칙들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고프만은 주장한다(127쪽).

(나) 사회학은 몸을 대상으로 한 노동의 중요성을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취업과 실업이 사람의 몸과 정신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오래전부터 입증해 왔다. 그럼에도 호쉬차일드가 감정노동이라고 명명한 것의 구체적인 영향은 거의 중요시 하지 않았다. 감정노동이란 고용주가 고용인에게 기대하는 얼굴표정과 육체적 표현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고용인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감정노동은 우리가 우리의 몸을 ‘살아가며 겪는 경험’으로 보는 방식에 중심이 되는 것으로 프로이트가 말한 ‘감정양식들’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173, 174쪽).』

말없이도 메시지 - 자아를 드러내는 제스처… 표정…

몸은 어떻게 ‘육체’를 넘어 사회적 상징물이 됐을까

① ‘(가)를 통해 몸과 사회 작용의 중요성을 밝히고, 그것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시오’를 만들어 보자.

사회의 성원들은 얼굴 표정이나 몸짓 같은 몸의 외양이나 행위에 상당한 중요성을 부여한다. 인간은 체현(體現)된 정보를 분류할 수 있는 공통적인 수단인 몸의 관용어휘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만남에 몰두하는 사회 성원들은 말을 하고 있지 않을 때라도 그들의 체현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끊임없는 정보를 전달한다. 이것은 개인이 사회 상호작용 질서의 완전한 성원으로 인정받는 것과, 개인의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중요하다. 일례로 중요한 만남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것을 들 수 있다. 떠나고 싶다는 의사 표시로 시계를 자주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② ‘(나)를 통해 고용인의 감정노동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그 문제점을 제시하시오’를 만들어 보자.

얼굴 또는 목소리를 통한 대중과의 직접 접촉, 고용인이 고객에게 특정한 감정 상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다. 감정노동은 고용인에게 그들의 감정을 관리하고 조작하도록 요구한다. 감정의 관리와 조작은 표면연기나 내면연기에 의해 이루어진다. 표면연기는 우리가 느끼지 않는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가장하면서 실제로 느끼는 감정을 위장하는 것이다. 내면연기는 감정생산의 수단을 점거하고 실제로 우리의 느낌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승무원이 승객들이 정서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자신의 외모와 심리를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감정노동은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는 이중적 자아를 만든다는 점과 직장에서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는 주요소가 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결과적으로 대인관계에서 진정성을 잃고 불신과 무력감을 낳을 수 있다.

몸은 개인의 자아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를 투사하는 사회적 상징물이다. 몸을 표현하는 것은 자아를 표현하는 본질이 된다. 책은 몸의 사회적 지위, 몸과 사회적 불평등, 몸과 육체 자본 등을 흥미롭게 다룬다. 책의 마지막 장에선 ‘몸의 죽음’을 언급하는데, 이는 몸이 사회적 산물인 동시에 본질적으로 생물학적 실체라는 점을 역설한다. 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asynonsul.com에 동영상 강의

이도희 송탄여고 국어교사·‘스스로 논술학습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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