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책 읽는 아이가 경쟁력 있다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08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독서율은 89.1%로 전년도 90.6%에 비해 1.5%포인트 낮아졌다. 1년간 교과서나 참고서가 아닌 일반 도서를 한 권도 안 읽는 학생이 10%를 넘는다는 말이다.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때 하루 52분이던 독서 시간은 중학교 땐 38분, 고등학교 땐 34분으로 감소하다가 성인이 되면 29분으로 줄어든다.

활자 매체가 지식의 보고(寶庫)이자 상상력의 원천임은 변함없는 진리다. 독서를 할 때는 TV를 볼 때와 달리 엄청난 두뇌 활동이 일어나므로 독서하는 국민은 똑똑해진다. 국민이 똑똑하면 나라가 부강해지고 민주주의도 튼튼해진다. 올바른 독서문화의 정착 없이 21세기 성숙한 지식기반사회를 달성하기 어렵다. 특히 아이들은 책에서 지적 정서적 자양분을 섭취하고 선현과 위인의 지혜를 터득하며 인간과 세상을 보는 바른 눈을 기를 수 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독서교육이 중요하다.

책 좋아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의 뛰어난 과학자, 정치인 그리고 최고경영자(CEO)는 한결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 세계 부자들의 공통 습관이 바로 독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보통 사람의 다섯 배를 읽는다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지혜를 빌려 달라는 한 시민에게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으라”고 조언했다. “리더(reader)만이 리더(leader)가 될 수 있다”는 독서운동가 이희석 씨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려면 학교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읽기의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보듯 우리나라 성인의 독서율은 참으로 낮다. 성인 10명 중 3명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다. 연간 도서구입비도 9600원에 불과했다. 휴대전화 요금이 1인당 월평균 3만2500원인데 책 투자에는 인색해도 너무 인색하다.

자신은 TV를 비롯한 영상매체 앞에 앉아 머리를 쓰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만 하면 통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여름방학에 이런저런 학원으로 자녀를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사교육을 끊고 한 달만 도서관 나들이를 같이 해 보라. 아이들의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는 학원에 비할 바가 아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