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승부수를 던지다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박정근 3단은 초반부터 잇달아 실수를 저질렀다. 흑은 크고 작은 실수로 백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 다녔다. 흑은 전보에서 지금까지 착각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착각을 범했다.

먼저 참고도를 보자. 전보에서 흑이 기대한 것은 바로 참고도의 수순. 흑은 백 1을 절대 둬야 할 수로 보고 흑 2로 상변 집을 통통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유창혁 9단은 참고도 백 1 대신 2의 곳(실전 백 76)에 두어 버티는 수를 들고 나왔다. 백의 강수에 흑은 77로 단수 치며 나갈 수밖에 없는데 이때 단수를 무릅쓰고 백 78로 막는 수가 유 9단의 대비책이었다. 흑의 착각은 바로 백 78을 깜빡한 데서 비롯한다.

이후는 외길 수순. 흑은 내친걸음에 87까지 상변 백 넉 점을 잡았다. 하지만 백 88로 하변을 돌파하자 상변 몇 점을 내준 것 이상으로 포인트를 땄다. 이어 백 96까지 흑 진영이었던 우변에서 백의 집이 더 크게 생겼다.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흑이 승부수를 던져야 할 막다른 지점까지 왔다. 박 3단은 흑 97로 하변에 뛰어들었다. 유 9단이 장고에 들어갔다. 83…○.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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