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게임중독-형제갈등…사춘기 아이들의 고민과 해법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EBS ‘아이의 사생활’

EBS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부닥치는 문제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13∼15일 오후 9시 50분·사진)을 3부에 걸쳐 방송한다.

성(性) 문제를 다룬 1부 ‘사춘기’에서는 음란물과 공격적 성향의 관계를 다뤘다. 전남대 심리학과 윤가현 교수팀은 남자 대학생 12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자연 다큐멘터리, 보통의 음란물, 폭력을 담은 음란물을 15분간 보여줬다. 대학생들은 영상을 본 뒤 다트 던지기를 했다. 전통적인 공격성 측정 방법 중 하나로 다트 판 위에 붙여놓은 사람과 사물 표적 가운데 사람 표적에 다트를 던지는 빈도를 따진다.

실험 결과 자연 다큐멘터리 그룹은 사람 표적에 다트를 평균 0.3회 던진 반면, 일반 음란물 그룹은 1.4회, 폭력적 음란물 그룹은 2.4회로 나타났다. 폭력적인 음란물을 본 그룹이 자연 다큐멘터리를 본 그룹에 비해 8배나 높은 공격성을 보인 것이다.

2부 ‘미디어’에서는 운동이 게임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해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게임중독 판정을 받은 중학교 3학년 남학생 5명에게 2주 동안 게임을 끊고 매일 2시간씩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농구를 시켰다. 게임을 중단하기 전후로 뇌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비교해 봤더니 전두엽 부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전두엽은 기억력, 사고력을 관장하는 부분이다.

게임에 빠진 시기의 뇌 fMRI를 보면 간단한 산수 문제를 풀면서도 전두엽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게임을 중단하고 농구를 한 직후에 촬영한 뇌 fMRI에선 같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전두엽 기능이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 중앙대 용산병원 정신과 한덕현 교수는 “운동은 뇌를 총체적으로 자극하는 활동”이라면서 “농구의 작전 수행, 의사소통, 규칙 준수 등이 전두엽 기능의 활성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3부 ‘형제’에서는 형제, 자매간 갈등을 겪고 있는 여섯 가족이 가족 놀이 치료 등 집단 가족프로그램을 통해 갈등의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언니를 무시하는 동생, 엄마와 사사건건 충돌하는 아이의 사례를 다뤘다. 형제자매 간 분쟁의 요인은 공평하지 못한 부모의 태도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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