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IT-자동차-그린’ 2분기 실적이 하반기 시금석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굴곡과 기복은 있었지만 상반기 주식시장은 순항했다. 지난해의 급락 국면에서 벗어났고 글로벌 금융위기도 최악의 상황을 통과했다. 여기에 지난 4년간 공격적인 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전략을 펼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급락에 따른 가격 매력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던 셈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까. 우선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하다. 일례로 정부가 경기 부양 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하고 환율과 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 실적이다. 눈앞에 다가온 2분기 실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분기 실적에서 다음과 같은 요소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플러스 성장 여부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기업실적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그만큼 고전했다는 의미인데 시장에선 2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2분기에 하반기 실적이 회복될 기반이 마련되는지 주목해야 한다.

둘째는 정보통신업종과 자동차업종의 실적이다. 글로벌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이들 업종의 국내 대표 기업은 다행스럽게도 구조조정의 승자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시장은 이제 승자가 제시하는 수치를 기대한다. 만일 정보통신업종과 자동차업종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한다면 본격적인 실적 장세로 연결될 것이다. 이들 업종이 주도주로 올라서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녹색 성장 관련주의 개별 실적을 살펴봐야 한다. 상반기에 녹색테마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했다. 강력한 정부 정책과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논리가 만나면서 무늬만 녹색인 관련주도 덩달아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물론 2분기 실적만으로는 녹색 성장주의 옥석 가리기에 한계가 있다. 그래도 녹색관련 사업 분야의 매출이 전혀 없는 녹색 성장주는 냉정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편 실적발표 이외에 주목해야 할 변수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금리 결정과 △영국과 독일의 산업생산 지표 △시장 내부에서 신용 매매의 정리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2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2.0%에서 동결해 오고 있다.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통과했고 물가상승 기대가 살아나고 있으며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은 정책금리의 상승요인이다. 그러나 선진국 경기가 아직까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국내 경기도 회복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금리를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독일의 산업생산 지표는 유럽 전반의 제조업 흐름 파악에 도움이 된다. 유럽도 미국 못지않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5월 산업생산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수급 측면에서 4조 원 수준의 신용잔액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테마주가 하락하면서 중소형 종목이 상승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 매물이 쏟아질 경우 단기간에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 상반기와 달리 중소형주는 하반기에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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