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준중형차 속에서 ‘내 차’

  • 입력 2009년 7월 5일 10시 53분


아반떼.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준 중형차를 잇달아 내놓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업체들은 배기량 1600cc급 승용차를 중형차에 맞먹을 정도로 크게 만들면서 연비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 속에서 보다 저렴한 유지비용으로 큰 차를 보유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수준 높은 디자인과 중형차 수준의 편의사양을 모두 갖췄으며 값도 비슷한 준 중형차 중에서 그렇다면 어떤 차를 고르는 게 좋을까. 업체들이 공개한 제원표를 바탕으로 각 차의 개성을 분석해 봤다.

●연료비가 가장 적게 드는 차

현대, 기아, GM대우, 르노삼성자동차가 공개한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아반떼 가솔린, 포르테, 라세티 프리미어, 뉴SM3(모두 자동 변속)의 제원에 따르면 연비가 가장 높은 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였다.

이 차량의 L당 주행거리는 17.8㎞. 그 다음은 아반떼 가솔린모델과 포르테(15.2㎞/L), 뉴SM3(15㎞/L), 라세티 프리미어(13㎞/L) 순이었다.

라세티와 뉴SM3의 경우 차 무게가 라세티는 1305㎏, 뉴SM3는 1250㎏으로 아반떼(1191㎏), 포르테(1187㎏)보다 무거워 상대적으로 에너지 손실이 높아 연료 소모량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차량을 1년간 2만㎞ 주행했을 때 필요한 연료비는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압도적으로 적게 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7.8㎞/L로 다른 차량보다 15~30% 가량 높은 수준이었으나 사용하는 연료가 휘발유가 아닌 LPG여서 유지비는 최고 3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연료비 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은 라세티 프리미어. 이 차를 2만㎞ 주행하려면 약 1538L의 휘발유가 필요하다. 3일 오피넷이 공개한 전국 휘발유가 평균(1653.59원)을 감안하면 2만㎞ 주행 시 필요한 연료비는 약 254만3985원이다.

그 다음으로 연료비 지출이 많은 차량은 뉴SM3(220만4787원), 포르테와 아반떼 가솔린(217만5776원) 등의 순이었다.

가장 연비가 높은 포르테, 아반떼와 연비가 낮은 라세티 프리미어의 연료비 차이는 약 36만8209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 차종 모두 연간 200만 원대의 연료비 지출이 필요하지만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2만㎞ 주행 시 연료비가 약 84만746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비는 큰 차이가 없지만 LPG 가격이 L당 754.24원으로 저렴해 연료비 지출이 큰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속성능이 가장 좋은 차

크기와 엔진이 비슷하더라도 차량 무게에 따라 가속 성능에 차이가 난다. 같은 배기량의 엔진이면 출력과 토크가 높고 차체 무게는 가벼운 차가 보다 힘 있고 빠르게 치고 나간다.

각 사의 제원표를 조사한 결과 현대 시판중인 준준형차들은 가벼울수록 마력과 토크 값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포르테의 경우 최고출력은 124마력, 최대 토크는 15.9kg·m로 엔진 성능이 가장 뛰어났으나 차체 무게는 1187㎏으로 가장 가벼워 가속성능 주행 성능이 가장 뛰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의 경우 최고출력은 114마력, 최대 토크는 15.5kg·m인데다 차 무게가 1305㎏으로 가장 무거워 가속성능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이 포르테의 경우 10초대, 라세티는 13초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 중형차 중에서 가장 큰 르노삼성의 SM3는 최대출력 112마력, 최대토크는 15.9kg·m로 라세티와 큰 차이가 없지만 차 무게(1250㎏)가 가벼워 라세티 보다는 다소 가속 성능이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우 LPI엔진의 최고출력은 114마력이지만 전기모터가 20마력을 더해 모두 134마력의 힘과 15.1kg·m의 토크는 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량 무게 등 구체적인 제원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가속성능은 아직 점치기 힘든 단계다.

●가장 튼튼한 차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는 '연료비는 양보하지만 안전은 양보하지 않고 만든 차'로 잘 알려져 있다. 고장력 강판을 경쟁차종 보다 높은 수준인 65% 이상 사용했으며 충돌에 대비한 빔 등을 장착하기 위해 문짝 두께를 늘려 쌍용 자동차의 최고급차량 체어맨(140㎜)보다 두꺼운 160㎜가 됐다.

13일 시판 예정으로 3일부터 계약을 받고 있는 르노삼성의 뉴SM3 역시 라세티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요즘 나오는 차는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각 차의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며 "고유가 시대에 가장 중요한 항목인 유지비 외에도 주행성능과 디자인, 편의장치 등도 꼼꼼하게 비교해 보고 차를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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