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씨에 술접대 강요했나” “…”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소속사 前대표 日서 강제 송환
이르면 오늘 오후 영장 청구

경기 분당경찰서는 3일 일본에서 강제 송환된 탤런트 고(故) 장자연 씨의 소속사 전 대표인 김모 씨(41)를 이날 오후 늦게까지 조사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우선 장 씨를 폭행하고 출연료 등을 가로챈 혐의, 지난해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가 들어와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강제추행 사건 관련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변호인이 입회한 가운데 조사를 받은 김 씨는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증거자료가 충분한 부분은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혐의 사실을) 부인하는 편이지만 증거를 내놓으면 일부 시인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르면 4일 오후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술자리 접대 강요 및 ‘성 상납’ 의혹 등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강요죄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입건 후 참고인중지자와 내사중지자 등 12명에 대한 수사도 재개된다. 또 진술과정에서 추가로 거론되는 인물도 예외 없이 조사할 방침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김 씨의 진술을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김 씨가 모두 부인할 수도 있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처럼 줄줄이 털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씨는 3일 오전 9시 25분 일본 나리타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KE 706)를 타고 오전 11시 반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김 씨는 오후 3시 20분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김 씨와 김 씨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전으로 일정이 앞당겨졌다. 김 씨는 변호인을 통해 “나는 죄인이 아니다. 왜 비행기 시간을 공개하느냐”며 경찰에 일정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 검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채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현재의 심경과 접대 강요 여부를 물었지만 아무 말 없이 경찰과 경비요원에 둘러싸여 공항을 빠져나갔다. 대기하고 있던 경찰 승합차에 탄 김 씨는 오후 1시 7분경 분당경찰서에 도착했다. “술 접대를 강요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김 씨는 고개를 숙인 채 경찰들에게 이끌려 유치장으로 향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