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아내 몸도 생각해야” 밝힘증 70대 위자료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아내의 나이와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과도한 성관계를 요구하고 생활비를 제때 주지 않은 70대 남편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A 씨(71)는 1993년 3월 B 씨(62·여)와 재혼했다. 몇 년이 지나 아내는 폐경기를 맞았다. 그러나 A 씨는 거의 매일 하룻밤에 2차례 이상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고 부인이 고통스럽다며 거부하면 타박하기도 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생활비도 제대로 주지 않아 B 씨가 일을 해 생활비에 보태기도 했다.

결국 남편 A 씨는 지난해 아내 B 씨를 상대로 이혼 청구소송을 냈다. 전주지법 가사1단독 박지연 판사는 3일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재산을 3 대 1로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B 씨가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성욕이 감퇴하고 성기능이 약화돼 왕성한 성욕을 보이는 A 씨의 반복되는 성행위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에는 신체적 정신적 한계가 있다”며 “일방적으로 B 씨에게만 성행위 요구를 거부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부 모두 의학적인 진단과 상담 등을 통해 성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잘못이 있지만 경제적 부양 의무를 게을리 한 A 씨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