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거리엔 □□□ □□□이 있다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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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서초구… 경기 분당… 인천 남동…
도산 - 영동대로 - 테헤란로
‘⊃ 축’ 이루는 수입차 거리

‘서울에서도 강남, 강남에서도 도산대로와 영동대로, 테헤란로로 이어진 역 디귿(⊃) 축.’

동아일보 산업부가 3일 15개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전시장 183곳의 위치를 분석해 전시장들이 가장 밀집한 지역을 찾은 결과다. 가격이 적게는 3000만 원에서 최고 20억 원에 이르는 수입차의 특성상 ‘수입차 거리’는 곧 ‘부자 거리’로 해석된다.

○ 읍면동 1위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수입차는 ‘얼마나 많은 잠재고객을 전시장까지 끌어오느냐’가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시장을 여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전시장을 개설할 때에는 회사 차원에서 철저히 주변 상권을 분석한다. 이들 지역은 고급주택이 모여 있기는 하나 폐쇄적 주거형태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동, 서울 성북구 성북동 등 부촌(富村)과 달리 실제 부자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장소다. 분석은 전국에 전시장을 5곳 이상 가진 주요 수입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수입차 전시장이 가장 많은 읍면동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11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8곳)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전시장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면 서초동보다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영동대로∼테헤란로 주변에 훨씬 더 많은 수입차 전시장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지역 행정구역이 청담동 신사동 논현동 삼성동 대치동 등으로 나뉘다 보니 읍면동 순위에서 밀리게 된 것. 강남구에서 전시장들은 대체로 도산대로, 영동대로, 테헤란로의 순서로 생겼다.

매장이 한 곳씩밖에 없어 이번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하 3억 원인 최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매장은 신사동과 논현동에 각각 자리 잡았으며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 개점 시기는 4년 주기 ‘뚜렷’

대치동 다음으로 수입차 전시장이 많은 곳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7곳)과 인천 남동구 구월동(7곳).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구월동은 전시장 수가 경기 고양시 일산지역(7곳)과 같다. 경기 성남시 분당지역은 일산의 두 배가 넘는 16곳이었다.

서울 인천 경기 내에서도 전시장들은 ‘되는 곳’에만 몰려 있다. 서울 시내 25개 구 중 15개 구는 수입차 전시장이 한 곳도 없고 경기도에서도 도내 전시장 35곳 중 23곳은 분당과 일산에 몰려 있다.

비수도권으로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4곳), 부산 수영구 남천동(4곳), 경남 마산시 봉암동(4곳)이 가장 많았다. 수도권이나 광역시가 아니면서 수입차 전시장이 3곳 이상 있는 지역은 봉암동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3곳) 등 두 곳뿐이었다.

이들 수입차 전시장이 집중적으로 문을 연 시기를 살펴보면 올림픽 개최 시기와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1996년(4곳), 2000년(9곳), 2004년(30곳), 2008년(27곳)에 다른 해보다 전시장이 눈에 띄게 많이 생겼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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