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한 아버지’ 공무원 최고령 합격 눈앞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55세 나이도 넘고… 소리 못듣는 장애도 넘어…

응시연령 상한이 폐지된 이후 처음 치러진 경남지역 공무원 시험에서 55세 장애인이 최고령으로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주인공은 부산 북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복지업무를 보고 있는 하모 씨(55). 청각장애 6급인 하 씨는 5월 23일 창원에서 시행된 2009년 경남도 제1회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사서 장애직류 9급에 응시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사서 장애직류는 모집인원 2명에 필기시험 합격자도 2명이어서 서류 전형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22일의 면접을 통과하면 하 씨는 최종합격의 영예를 안는다. 이렇게 되면 하 씨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나이에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기록을 세우고, 정년까지 5년 정도 공직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이름을 밝히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다음 달 8일이다.

1급 정사서직 자격증을 갖고 부산지역 경제단체에서 근무한 그는 “떳떳한 남편,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시험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하 씨는 “홍보와 전산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사서로 고향인 경남(진주시 수곡면)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연령은 지난해까지 18∼32세였으나, 올해부터 상한선이 폐지됐다. 이번 경남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한 1만2060명 가운데 33세 이상은 1327명이었고, 21명이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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