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모나리자의 미소’는 인체해부의 산물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다빈치의 인문공부/슈테판 클라인 지음·유영미 옮김/264쪽·1만3000원·웅진지식하우스

역대 명화 중 여성의 초상화는 많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만큼 논란과 해석을 낳은 작품은 많지 않다. 다빈치는 인간이 상대에게 반응하고 그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본능이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모나리자의 표정을 애매하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다빈치는 인간의 신체를 해부해 얼굴 근육을 연구하는 등 표정이 어떻게 생기는가를 관찰했다.

그는 인간의 얼굴이 대부분 비대칭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작품에서는 그 차이를 더욱 강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무뚝뚝한 오른쪽 입매와 웃음을 띤 왼쪽 입매가 합쳐져 우는지 웃는지 알 수 없는 모나리자의 신비한 표정이 탄생한 것이다. 빛과 피부가 만나는 각도에 따라 얼굴의 밝기가 달라진다는 점을 비롯해 관찰을 통해 알아낸 광학법칙을 활용하기도 한다.

다빈치는 전쟁무기를 구상하거나 비행기계를 고안하는 등 여러 업적을 남겼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에게 각 분야를 통합해서 사고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빈치는 시체를 해부해 인체의 장기와 구조를 관찰했지만 이미 죽은 뒤의 시체라 피의 흐름을 볼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의 노트에는 젊은 시절 물을 연구하며 알아낸 법칙에 따라 피의 흐름을 추측해낸 기록이 남아 있다.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 오히려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었다는 점, 뛰어난 관찰력과 공간지각력으로 파악한 사물을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점 등 다빈치 특유의 사고방식을 읽을 수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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