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신바람의 주역은 바로 당신!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활력 넘치는 에너자이저가 업무성과 높아

동료에게 의욕 자극하고 조직엔 비전 제시

왜 A 부장과 일할 때는 저절로 신이 나지만 B 부장과 회의를 할 때는 자꾸 의욕이 사라지는 걸까. 이에 대해 학자들은 ‘에너자이저(energizer)’와 ‘디에너자이저(de-energizer)’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다른 사람에게 활력을 가져다주는 에너자이저는 자신이 고성과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주변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 에너자이저의 특징

조직에는 분명히 남에게 활력이나 에너지를 주는 사람(energizer)과 활력을 빼앗는 사람(de-energizer)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2003년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에 소개된 ‘무엇이 조직 내의 에너지를 창출하는가?(What creates energy in organizations?)’란 논문이 많은 시사점을 준다. 논문의 필자들은 기업과 정부기관 7곳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서로에게 활력을 주거나 뺐는지를 연구했다. 놀랍게도 활력을 빼앗아가는 사람 중 다수는 상사들이었다.

이 연구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활력을 주는 정도와 업무성과의 관계를 살펴보니 에너자이저일수록 업무성과가 높았다. 논문의 필자들은 그 원인을 데이터 분석과 인터뷰, 문헌 연구에 근거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에너자이저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남보다 쉽게 실현하고 수행한다. 이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에너자이저로부터 활력을 느껴 일을 열심히 수행하기 때문이다.

둘째, 에너자이저들은 주변사람들로부터 더욱 많은 것들을 이끌어낸다. 에너자이저와 일하는 동료들은 완전히 그 업무와 관계에 몰입하고 집중한다. 심지어 이들은 퇴근 후에도 즐겁게 업무와 관련한 문제를 생각한다.

셋째,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이 에너자이저 주위에 모인다. 에너자이저가 업무의욕을 불러일으키며 그와의 협력은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에너자이저들은 동료들의 학습(learning)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직장인들은 주변의 동료들로부터 업무 관련 조언과 정보를 얻는다. 이때 자연히 활력을 빼앗아가는 사람보다는 활력을 주는 사람에게 더 많이 의지한다.

○ 에너자이저와 디에너자이저의 차이점

그렇다면 에너자이저가 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에너자이저와 디에너자이저의 행동, 태도, 인식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엇이 조직 내의 에너지를 창출하는가?’의 필자들은 데이터 분석과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①에너자이저는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활력이나 에너지는 현재 혹은 과거의 문제를 고민할 때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큰 활력을 느낀다.

②에너자이저는 업무에 매진하되 다른 사람들이 그 과정에 능동적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그러나 디에너자이저들은 목표 달성 과정을 스스로 정해놓고 다른 사람들이 이에 따를 것을 요구한다.

③에너자이저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완전히 몰입하며 대화나 미팅에 열정을 갖고 임한다. 이는 상대방의 자존감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그들의 몰입과 협력을 이끌어낸다.

④에너자이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를 준다. 그들은 상대방과의 대화에 솔직하고 정직하게 임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에너자이저들과 대화할 때 항상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진실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 또한 에너자이저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노력한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을 때 크게 실망하고 기운이 빠진다.

○ 셀프테스트 질문

위의 네 가지 포인트는 리더십과 인력 개발을 위한 코칭 및 피드백의 좋은 자료가 된다. ‘무엇이 조직 내의 에너지를 창출하는가?’의 필자들은 자신이 에너자이저인지, 디에너자이저인지를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8개 셀프테스트 항목을 제시했다. 다음은 그중 다섯 가지를 요약한 것이다.

①귀하는 업무와 사적인 면 모두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까(타인을 배려하거나 업무 외적으로도 대인관계를 돈독히 하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②귀하는 어렵고 민감한 이슈에 대해 진솔하게 대처합니까(사람들은 중요한 이슈에 대해 일관되고 진솔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을 볼 때 활력을 느낍니다).

③귀하는 일을 추진할 때 가능성부터 찾습니까, 아니면 걸림돌부터 찾습니까(디에너자이저들은 장애물과 걸림돌만을 강조함으로써 동료들이 아이디어의 시작 단계부터 활력을 잃게 만듭니다).

④귀하는 상대방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상대방과 의견 자체 중 어느 쪽에 더 초점을 맞추는 편입니까(에너자이저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낸 사람을 궁지에 몰거나 곤경에 빠뜨리지 않고 의견 그 자체를 존중합니다).

⑤귀하는 사고가 유연한 편입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귀하의 생각에 따라오도록 강요하는 편입니까(에너자이저들은 다른 사람들이 프로젝트나 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를 모색해 그들이 적극적으로 몰입하게 합니다).

진단도구를 이용하면 자신이 에너자이저인지, 디에너자이저인지 진단해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리더와 팀원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됨으로써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무엇이 조직 내의 에너지를 창출하는가?’의 연구에 참여한 7개 회사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직장 내 활력 수준을 높일 방법을 모색했다. 한 회사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본인의 열정과 활력 수준을 설문지에 표시하도록 했다. 또 다른 회사에서는 직원의 활력 수준과 신뢰 정도를 다면평가의 항목으로 추가했다.

한편 정교한 사회적 연결망(social network) 분석 방법은 팀 또는 부서 단위에서 누가 누구에게 활력을 주거나 앗아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기업은 이런 분석 결과를 조직 풍토 개선과 리더십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기사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 37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승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syrhee@business.kaist.ac.kr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7호(2009년 7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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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지식의무한보고-동아비즈니스리뷰(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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