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모두가 ‘답이다’ 몰려갈 때 다른 길 찾아라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1분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불려야 할지 참 고민이 많다. 주변을 둘러보면 주식, 원자재, 금 등 모든 자산 가격이 바닥에서 적지 않게 올라 만만한 투자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안전한 우량채권이나 예금통장만 붙들고 있자니 낮은 금리에 한숨만 나오고 해외 자산에 돈을 묻자니 환율과 세금이 걱정이다. 금융기관 역시 조달비용을 감당하고 남을 만한 운용대상을 찾느라 열심히 발품을 팔아보지만 위험을 감당하지 않고는 어디에도 녹록한 투자대상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저금리 환경이 오래가면 투자자들은 괴롭다. 돈은 꽤 많이 풀려 있지만 잘 돌지 않아 도처에 위험이 숨어있고, 경기가 회복된다지만 그 절대 강도가 약해 투자의 맥을 잡기가 쉽지 않다. 실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금융권을 계속 맴도는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막상 투자할 곳은 많지 않으니 지구촌 어디라도 물건만 좋다면 사정없이 돈이 몰리고 가격이 뛰는 게 당연한 이치다.

이러한 경기 사이클의 속성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자들은 적지 않게 헷갈릴 듯하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돈이 너무 많이 풀렸고 당분간 이러한 기조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초저금리는 또 언젠가는 어떤 이유로든 종식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도 정책적이고 금융적인 요인이 자산 시장을 강하게 지배하는 환경이 지속될 것이다.

높은 유동성 파고와 실물경기의 취약성은 경기 사이클의 규칙성을 뒤흔들고 때로는 자산가격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다. 금리 인상이 더디면 더딘 대로, 또 빠르면 빠른 대로 자산가격의 변화는 심할 것이며 투기적 요인이 시장을 강하게 지배할 것이다.

변동성이란 곧 위험을 뜻하지만 이런 변화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이익을 얻기가 쉽지 않다. 돈의 기운이 강한 이런 국면에서 고수들은 과도한 가격 변동을 역이용하고 남들과 거꾸로 가는 지혜를 잘 발휘하는 것 같다. 모두가 ‘이것이 답이다’라고 느끼면 그것은 이미 더는 매력적인 자산이 되지 못하는 법 아니던가. 투자의 세계가 원래 그런 것이지만, 요즘 특히 투자자들에게 와 닿는 얘기는 ‘보이는 것만 보고 투자하면 백전백패’라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대부분의 자산가격은 이미 보이는 것은 다 반영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는 점점 더 상상력과 역발상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돈을 벌기도, 번 돈을 지키기도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