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높이서 수납공간까지… 주부 눈높이에 맞춰라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1분


래미안이 ‘좋은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주부들의 생각을 적극 반영했기 때문이다. 삼성건설은 주부와 전문가로 구성된 21세기 주택위원회와 주부들로 구성된 소비자만족(CS)팀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주부평가단 제도는 다른 건설사들도 실시하고 있지만, 삼성건설은 주부들의 의견을 매우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 주택위원회는 살기 편한 집을 만들 각종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위원은 10명으로 매년 절반가량이 바뀐다. CS팀은 입주 전 아파트를 둘러본 뒤 보완사항을 지적하고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의 품질 등을 평가한다. 팀의 구성원은 7명 정도로 매년 교체한다.

21세기 주택위원회는 한달에 두세 번 모임을 갖고 모델하우스를 품평한다.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전에 래미안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평가하는 방식이다. 다른 건설사 모델하우스도 찾아가 서로 비교하는 한편 매년 큰 주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주부들은 평소 경험을 바탕으로 작은 곳 하나하나까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낸다. 인라인스케이트나 부츠를 신을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현관에 간이벤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이 과정을 통해 나왔다. 자녀방은 안전을 고려해 창턱높이를 책상보다 좀 더 높게 해달라는 요청도 제기됐다. 이들이 요청한 항목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 설계에 반영되고 있다.

5년째 21세기 주택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는 안인숙 씨(40)는 “21세기 위원회를 담당하는 팀뿐 아니라 전기팀, 토털서비스팀 등 여러 팀과 회의를 함께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주부들이 의견을 내면 회사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열심히 반영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활동한다”고 말했다.

CS팀은 입주 전 아파트를 둘러볼 때 신분증을 맡기는 곳과 찾는 곳을 같은 곳으로 통일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커뮤니티 시설 가운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 공간을 넓혀달라는 제안도 했다. 주택전시관 겸 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래미안 갤러리에서 문화강좌를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지난해 CS팀으로 활동했던 양은아 씨(39)는 “입주민 대상 서비스를 평가하려고 미스터리 쇼퍼로 가장해 이용해 봤는데, 당일 또는 다음 날 바로 방문처리해줘 특별히 지적할 내용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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