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연습을 연습같이, 실전을 실전같이” ‘홀드왕’ 권혁

  • 입력 2009년 7월 3일 07시 56분


삼성 권혁(25·사진)은 1일까지 40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해 16홀드를 기록하며 올 시즌 홀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인 삼성 정현욱(11홀드)보다 5개가 많다. 생애 처음 홀드왕도 노려볼 만한 페이스다. 또한 2006년 30홀드 고지를 돌파한 팀 선배 권오준의 기록(32홀드)을 넘어설지도 주목된다.

권혁은 2002년 데뷔 후 줄곧 중간계투로만 활약했다. 개인통산 세이브는 단 1개도 없고, 56홀드를 기록 중이다. 그러다보니 이젠 불펜투수로 살아가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는 2일 대구구장에서 “신인급 투수들은 불펜에서 대기하다 벤치에서 ‘몸 풀어라’는 지시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력투구를 한다. 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등판이 불발되고, 하루 몇 번씩 전력투구로 몸을 풀다 보면 정작 마운드에서는 힘이 떨어진다”면서 자신도 초년병 시절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4회 이전까지는 최대한 긴장을 푼다. 보통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지만 때론 연투로 인해 피로가 겹칠 때 2회까지는 라커룸에서 마사지를 받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벤치에서 시그널이 떨어져도 스트레칭과 가볍게 어깨를 푸는 수준에서 공을 던진다. 갑자기 등판할 때도 불펜에서 최소 5개 가량만 전력으로 피칭하고, 마운드에 올라 연습구 5개를 전력피칭하면 어깨가 완전히 풀린다고 소개했다. 매일 등판을 대비하는 중간계투로 살아가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는 “홀드라는 기록 자체에 허점이 있다. 뒤지고 있거나 동점에서는 아무리 잘 던져도 기록되지 않는다. 그래서 홀드 기록에는 사실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이젠 중간계투로 살아가는 것에 나름대로 재미를 붙였다”며 웃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