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차리는 사람들] ‘1박 2일’의 나영석 PD

  • 입력 2009년 7월 3일 07시 37분


“‘1박 2일’은 설계도가 따로 없어요”

“나 피디 결혼했나요?”, “나 피디 목소리 참 좋아요.”

인기 프로그램 애청자들은 출연진만 궁금한 게 아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의 나영석 PD(34·사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면 그렇다.

그가 스타들에게 골탕을 먹거나 그들에게 가혹한 미션을 주면서 방송에 얼굴을 노출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1박 2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어느새 그도 연예인 출연자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나 PD는 카리스마가 넘칠까.

“그저 월급 받고 사는 직장인이지요.” 그는 겸손했다. 주말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나 PD는 웃으며 “단지 운대를 잘 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뭔가를 거창하게 전망하는 철두철미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나 PD의 운동화를 보면 특이하게 끈이 박음질되어 있다. 끈 묶을 시간도 없이 일에 쫓겨 다녀서가 아니다. 그저 편하기 때문에 골랐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운동화처럼 그는 방송 제작 때도 어깨 힘을 뺀다.

“이런 프로그램은 출연진과 친한 것은 물론이고 신뢰관계가 절대적이죠.”

출연진들이 간혹 실수를 해도 대부분 너그럽게 넘어간다. 나영석 PD에게는 너그러움의 카리스마가 있다.

“진짜 재미있을 거라고, ‘대박’일 거라고 했는데 안 웃기면 서로 ‘미안하다. 실수했다’ 이러고 마는 거죠.” (웃음)

○나 PD는 여행을 좋아할까.

“굳이 여행 마니아가 아니라도 ‘1박 2일’ 같은 여행을 한 번 쯤 해보지 않았을까요? ‘불알친구랑 저도 저랬는데…’ 내일 당장 못 떠나도 젊은 시절 추억이 있죠.”

실제로 그는 여행을 썩 즐기지 않았다.

“국내에 간 곳도 별로 없고, ‘1박 2일’ 전에는 여름 휴가로 수영장 정도 갔을까요?”

그런데도 방송 때마다 멋진 풍광을 지닌 누구나 가고 싶은 장소를 쏙쏙 집어낸다. 사실 ‘1박 2일’에는 촬영 장소를 따로 섭외하는 로케이션 디렉터가 없다. 출연진, 제작진이 함께 회의를 해 찾아낸다.

회의 중 “요새 날씨 덥다, 정말 덥다”라고 푸념이 나오면, ‘혹서기 캠프’를 기획하고 그에 맞는 장소를 물색한다. 전국의 지자체나 공공 기관에서 먼저 문의를 하면 도리어 난감하다고. ‘야생 리얼리티’의 핵심인 돌발성 때문에 ‘1박 2일’ 팀은 설계도를 먼저 그리지 않는다.

“저희는 한 회 촬영이 끝나는 순간 바로 ‘제로(0) 세팅’이에요. 지금도 5일 있다가 어디를 가야 하는데 아직 어디 갈 지 몰라요.”(웃음)

○나PD는 미혼일까?

‘1박 2일’에 대한 궁금증을 올린 인터넷 게시판을 살펴보면 그에 대한 사적 질문이 넘친다. “미혼인가요?”부터 “인상이 선해 보인다”는 호평, 그리고 “나 PD가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일단 총각이길 바라는 여성 시청자의 기대와 달리, 나 PD는 기혼이다. 그의 아내는 현재 홈쇼핑 채널의 PD로 근무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 어린 애정에 대해 그는 그저 쑥스러울 뿐이다.

“출연진들이 나를 ‘공공의 적’으로 놓고 골탕 먹이는 일이 많으니까. 또 연예인과 PD간의 긴장 관계도 생겨서 궁금해 하시고, 저절로 호감으로 비치나 봐요”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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