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농수산물센터 설립 취지 무색

  • 입력 2009년 7월 3일 06시 20분


“공산품 많고 소매위주 판매”

울산시가 745억 원을 들여 건립해 농협에 운영을 맡긴 울산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를 통한 지역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농수산물보다는 공산품을, 도매보다는 소매 위주로 판매해 대형마트와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노당이 분석한 결과 5월 29일 개장 이후 6월 10일까지 유통센터의 전체 매출액 51억7000만 원 가운데 소매 비율이 81%인 42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잔품 처리 등을 위해서만 소매를 할 수 있도록 한 정부의 유통센터 운영지침에 위배된다고 민노당은 밝혔다. 또 유통센터의 울산지역 농수산물 구매 비율도 전체 매출액 대비 6%(3억3000만 원)에 불과했다. 매장 면적 가운데 농수산물 코너도 10%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가공식품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민노당은 “신선 농수산물을 싸게 구입하려고 유통센터를 방문한 시민들이 대형마트와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구 화봉시장의 김진환 번영회장은 “인근에 농수산물유통센터가 개장한 이후 화봉시장의 손님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의 상권이 위축된다는 주장.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정석봉 사장은 2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지역 농수산물의 취급 확대와 학교, 기업체 단체급식 등 도매사업의 확대를 약속했다. 이 센터는 북구 진장유통단지 내 8만6000m²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됐으며, 농협은 248억 원을 들여 내부 시설을 갖췄다. 농협은 매출액의 0.5%를 울산시에 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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