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서 보물선 또 나왔다

  • 입력 2009년 7월 3일 03시 00분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앞바다에서 유물을 인양 중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일 오후 태안군청에서 출토 유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유물은 고려와 조선, 중국 송 원 청나라의 자기와 고려 선박 2척의 일부 부재 등 380여 점이다. 앞에 놓여 있는 것은 고려시대 맷돌이다. 태안=연합뉴스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앞바다에서 유물을 인양 중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일 오후 태안군청에서 출토 유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유물은 고려와 조선, 중국 송 원 청나라의 자기와 고려 선박 2척의 일부 부재 등 380여 점이다. 앞에 놓여 있는 것은 고려시대 맷돌이다. 태안=연합뉴스
고려-조선-중국 도자기 380점
선박 일부-닻돌-석탄 함께 발굴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에서 배에 실려 고려로 향하던 도자기가 배의 침몰로 바다 깊숙이 잠들어 있다가 최근 쏟아져 나왔다. 고려시대 선원들이 배에서 땔감으로 썼을 것으로 보이는 석탄도 처음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일 “충남 태안군 마도 앞바다에서 고려와 조선의 청자, 백자, 분청사기, 중국 송 원 청나라의 청자 백자 등 10∼18세기의 다양한 자기 380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려 선박 2척의 일부 부재도 나왔다. 이곳에서 2008년 발굴을 시작한 이래 모두 943점의 자기가 발굴됐다.

마도 일대는 고려시대 무역항로의 요충지로, 무역인들의 숙소인 안흥정(安興亭)이 있었던 곳이다. 조류가 급해 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마도 2구역에서 발견된 중국 자기 바닥에는 ‘진(陳)’ ‘정(鄭)’ 등 자기를 팔기 위해 고려에 온 중국 상인들의 성씨를 뜻하는 글자가 처음 확인됐다. 이는 고려와 송, 원나라가 활발한 무역을 펼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유물을 살펴본 김영원 국립전주박물관장(한국도자사)은 “이번에 발견된 중국 자기는 중상품에 해당하므로 고려 지배계층이 그 수요자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도 1구역에서는 30∼40여 덩어리의 고려시대 석탄도 발견됐다. ‘삼국사기’ ‘고려사’에 석탄 관련 기록이 등장하지만 실제 유물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성낙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선원들의 취사용 연료로 쓰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마도 1구역에서는 고려 선박의 배밑(저판)에 사용된 부재 5개와 선체 외곽을 이루는 외판 부재 2개가, 2구역에서는 외판 부재 2개가 발견됐다. 2구역에서는 닻돌(닻을 물속에 잘 가라앉히기 위해 매단 돌)이 10개 이상 확인됐다. 배 1척에 2개의 닻돌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소 5척의 고려 또는 중국 배가 침몰됐을 것으로 보인다.

닻돌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길이 264cm, 무게 500kg에 달한다. 2007년 마도 인근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발견돼 2만3000여 점의 고려청자를 쏟아 낸 고려 선박의 닻돌이 길이 120cm, 무게 74kg임을 감안하면 마도 앞바다에서 초대형 선박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발굴에서는 물 위의 오리를 음각한 희귀 최고급 청자 접시와 도장을 찍어 무늬를 표현하는 인화(印花) 분청사기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희귀 분청사기(15세기 초)도 함께 나왔다.

태안=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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