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와 원나라에서 배에 실려 고려로 향하던 도자기가 배의 침몰로 바다 깊숙이 잠들어 있다가 최근 쏟아져 나왔다. 고려시대 선원들이 배에서 땔감으로 썼을 것으로 보이는 석탄도 처음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일 “충남 태안군 마도 앞바다에서 고려와 조선의 청자, 백자, 분청사기, 중국 송 원 청나라의 청자 백자 등 10∼18세기의 다양한 자기 380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려 선박 2척의 일부 부재도 나왔다. 이곳에서 2008년 발굴을 시작한 이래 모두 943점의 자기가 발굴됐다.
마도 1구역에서는 30∼40여 덩어리의 고려시대 석탄도 발견됐다. ‘삼국사기’ ‘고려사’에 석탄 관련 기록이 등장하지만 실제 유물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성낙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선원들의 취사용 연료로 쓰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마도 1구역에서는 고려 선박의 배밑(저판)에 사용된 부재 5개와 선체 외곽을 이루는 외판 부재 2개가, 2구역에서는 외판 부재 2개가 발견됐다. 2구역에서는 닻돌(닻을 물속에 잘 가라앉히기 위해 매단 돌)이 10개 이상 확인됐다. 배 1척에 2개의 닻돌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소 5척의 고려 또는 중국 배가 침몰됐을 것으로 보인다.
닻돌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길이 264cm, 무게 500kg에 달한다. 2007년 마도 인근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발견돼 2만3000여 점의 고려청자를 쏟아 낸 고려 선박의 닻돌이 길이 120cm, 무게 74kg임을 감안하면 마도 앞바다에서 초대형 선박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발굴에서는 물 위의 오리를 음각한 희귀 최고급 청자 접시와 도장을 찍어 무늬를 표현하는 인화(印花) 분청사기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희귀 분청사기(15세기 초)도 함께 나왔다.
태안=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