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일 내놓은 ‘미국 개인소비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 가계는 소비에 쓸 자금이 부족한 상태이며 단기간에 이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그 이유로 노동생산성이 낮아지면서 임금소득 증가세가 둔화되는 점을 꼽았다. 실물경제에서 혁신이 없어지고 각종 규제가 늘어나면서 생산성이 악화된다는 것.
자산소득도 가계 소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 가계는 주가변동에 따라 소비가 큰 영향을 받는데 앞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잠재성장률이 낮아져 주가 상승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미국 소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가계부채도 소비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가계의 부채조정(디레버리징)이 2011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앞으로 10년에 걸쳐 부채비율이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삼일 한은 해외조사실 조사역은 “미국 가계 소비는 앞으로 4, 5년간 부진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대미 수출비중이 1990년 28.6%에서 2008년 10.8%로 줄어들고 있어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