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작고 쉬운’ 오페라, 관객에 윙크

  • 입력 2009년 7월 3일 03시 00분


가격 저렴하고 줄거리 익숙하고

낯선 줄거리와 음악, 값비싼 표 때문에 오페라를 멀리 했다면 ‘작고 쉬운’ 오페라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오페라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 보자.

국립오페라단은 ‘마이 퍼스트 오페라 시리즈’로 푸치니 ‘나비부인’을 준비했다. 국립오페라단이 초보 관객과 오페라의 만남을 위해 2006년 여름부터 시작한 시리즈다. 그간 ‘라보엠’ ‘카르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같은 대중적인 오페라를 선보여 왔다.

‘나비부인’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게이샤 초초와 미군 장교 핑커턴의 비극적 사랑을 그렸다. 토월극장은 600여 석 규모로 무대와 객석 거리가 멀지 않다. 이지은 이상은 씨가 초초상을, 김도형 최성수 씨가 핑커턴 역을 맡았다. 8세 이상 관람가. 17∼25일(20일 공연 없음) 평일 오후 7시 반, 토·일요일 오후 4시. 1만∼5만 원. 02-586-5282

서양 이야기가 잘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한국의 현실을 담은 창작 오페라 무대도 마련돼 있다. ‘서울 국제 소극장 오페라 축제’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4∼8일 ‘한국’을 무대로 불러온다. ‘사랑의 변주곡 Ⅰ’은 이강백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창작 오페라다. 보석 세공사는 오랜 세월 끝에 완벽한 보석을 만들지만 악마와 만나 ‘젊음’과 바꾼다. 한 여인을 만나 결혼을 결심하고, 잠든 여인 곁에서 다시 보석을 깎는 남자. 완전한 사랑과 완벽한 보석은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남자 역에 김태현 김경여, 여자 역에 배기남 김은경 씨가 출연한다.

작곡가 김경중 씨가 만든 ‘사랑의 변주곡 Ⅱ’는 성수대교가 내려다보이는 한강변의 한 아파트가 배경이다. 권태기에 빠진 부부 사이에 아파트 보일러공 청년이 끼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한강의 기적’ 세대인 사내와 비정규직 세대인 청년이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 게임을 벌인다. 여자 역에 박상영 박선휘, 남자 역에 박경민 강기우, 청년 역에 장신권 김형철 씨가 나온다.

세종오페라단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1977’을 1970년대 한국의 시골을 무대로 각색해 만들었다. 11∼15일 공연. N 군은 마을에서 인기 절정인 A 양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다. 이때 마을에 도착한 한 무리의 군인들. B 중사는 매끄러운 매너를 앞세워 A 양에게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편다. N 군은 돌팔이에게 가짜 ‘사랑의 묘약’을 사 마시고 A 양에게 다가서지만, A 양은 갑작스레 B 중사와의 결혼을 발표한다.

연출과 각색을 맡은 정선영 씨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원래 설정에 공감이 잘 가지 않아서 TV 드라마 ‘전원일기’ 같은 분위기의 오페라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면서 “시골 아저씨의 구성진 수다를 듣는 듯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N 군에 강성구 이옥우, A 양에 남지은 박미영 씨가 출연한다.

예울음악무대는 하이든 서거 200주기 기념공연으로 25∼31일 ‘사랑의 승리’를 한국판으로 바꿔 공연한다. 진아와 진호 남매는 남해의 작은 섬에 산다. 어느 날 대기업 여회장과 양아들, 여비서, 사촌동생 박 대위가 섬을 찾아온다. 진아는 박 대위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기를 홀로 키우고 있는데, 이 사실을 모르는 박 회장은 양아들과 진아를 결혼시키려 한다. 박 회장에 이순화 이미향 김문회, 진아에 이미선 황윤미 송수영 씨가 나온다.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 박수길 이사장은 “소극장 오페라 무대는 출연자와 관객이 작은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고 느낌을 나누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평일, 토요일 오후 7시 반, 일요일 오후 4시. 3만∼5만 원. 02-541-072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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