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영화배우 칼 몰던 별세

  • 입력 2009년 7월 3일 03시 00분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주연 여배우 비비언 리에게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던 노총각 미치 역의 칼 몰던(사진)이 1일 97세 나이로 별세했다. 뉴욕타임스는 “보통 사람을 이토록 멋지게 표현한 배우는 없었다”며 그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영화화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몰던은 주인공 말런 브랜도의 친구 역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51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 이후로도 위스키를 입에 달고 사는 카우보이, 교도소 간수 등 ‘어디엔가 있을 법한 보통 사람’의 역할을 주로 맡았다.

몰던은 자신의 ‘조연 인생’을 섭섭해하지 않았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2인자 연기로 최고(1등)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동유럽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1937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배우로 데뷔하기까지 우유배달부, 제철공장 노동자로 일했다. 학창시절 농구경기 때 몇 번 부러져 뭉툭해진 코를 가리키며 “전직 우유배달부가 비비언 리 같은 미녀 배우와 (영화에서) 키스해 본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농담을 즐기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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