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부산 사투리예? 석 달간 과외 받았다 아임니꺼”

  • 입력 2009년 7월 2일 07시 42분


영화 ‘해운대’로 스크린 복귀… 횟집 주인역할…오랫동안 기다려온 생활 캐릭터

“기다리는 설렘으로 살아가죠.”

‘티켓 파워’로 따졌을 때 대한민국 여자 연기자 중에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그녀.

배우 하지원이 올 여름 개봉되는 한국 영화 가운데 최대 규모인 ‘해운대’(감독 윤제균)와 함께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해운대’에 가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러봤을 법한 횟집 주인 ‘연희’가 그녀의 역할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생활 캐릭터”라는 그녀는 “한동안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부산 갈매기’를 들으며 살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서울 태생인 만큼 완벽한 부산 사투리 구사도 그녀에겐 외국어 공부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원은 위로받고 싶었던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부산에서 나고 자란 뮤지컬 배우를 과외교사로 초빙해 거의 3달간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흔히 직업은 한 사람의 일생을 지배한다고 한다. 삶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듯 하다. 하지원에게 배우란 직업은 “산다는 것을 설레게” 한다고 한다. 이번엔 어떤 역할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래서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면 그녀는 자신이 맡게 된 캐릭터를 위해 옷도 사고, 주제가도 고르는 등 “부산을 떤다”고 했다.

사실 1분, 1초를 헛되이 쓰지 않으려 스스로 노력하는 면에서 ‘해운대’의 연희와 실제 하지원은 닮은 구석이 많다. 하지원은 인터뷰 과정에서 마치 초등학생의 방학 생활계획표와 같은 잘 짜여진 일상을 공개했다.

“운동과 악기 연습, 독서 그리고 요리.” 요리? 하지원은 ‘과자 굽기’가 취미라며 1등 신붓감(?)으로서 면모를 은연중에 드러냈다.

“과자를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재미가 쏠쏠하죠. 요즘엔 조금 어렵지만 치즈 케이크에 도전하고 있어요. 물 한 방울 손에 안 묻힐 것 같다는 생각은 정말 선입견이라고요.”

영화 ‘해운대’ 이후 쉼 없이 이어지는 행보. 늦가을에는 계절에 맞게 진한 멜로 영화를 선보이게 된다. 배우 김명민과 호흡을 맞춘 ‘내 사랑 내 곁에’(감독 박진표)가 그것.

그녀의 나이 이제 서른 하고도 하나. 이제 영화 속 말고 현실에서도 이젠 “깊은 사랑”을 할 나이다. 하지원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영화나 드라마 속 미지의 캐릭터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린다”고 했다. 올해 서른을 넘은 아가씨로는 순진한건지, 순수한건지 알 길이 없는 바람을 늘어놓으면서.

“견우와 직녀성처럼 별들도 짝이 있는데 제게도 인연은 분명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냥 설레요. 마음의 문은 그래서 항상 열려있답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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