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상처받은 소녀들의 ‘代母’

  • 입력 2009년 7월 2일 06시 42분


조현순 여성CEO센터 관장, 경남도여성상 선정

“조건을 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길 잃은 아이, 상처받은 여성들의 ‘영원한 어머니’로 불리는 한국여성CEO센터(경남 하동군 청암면) 조현순 관장(58·사진)이 경남도가 주는 제3회 경남도여성상 수상자로 뽑혔다. 조 관장은 “가치와 철학을 토대로 아이들을 ‘존엄한 인간’ 그대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그들도 자신의 주장을 밝히고, 때로는 반항하면서 스스로 나아갈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경남 마산이 고향인 조 관장은 마산가톨릭여성회관장, ‘가출소녀 쉼 자리’ 전국협의회 초대 회장,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의장, 창원여성의 집 관장을 지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2008 경남세계여성인권대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가출소녀와 폭력피해 여성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한 창원여성의 집 관장을 11년간 지내면서 10대 소녀들의 ‘대모(代母)’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또 대안학교인 범숙학교를 만들어 ‘위기의 소녀’들이 안정을 되찾고 사회에 진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범숙학교 학생들은 2002년부터 백두대간 종주, 자전거 국토 횡단, 해외 봉사활동 등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조 관장은 다음 달 15, 16일 열리는 제8회 행사를 앞두고 최근 지리산 길을 사전 답사하다 전북 남원시 인월면에서 다리를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조 관장은 “창원여성의 집 운영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여성지도자 양성을 위한 CEO센터를 열어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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