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맞잡은 인문-자연과학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 다윈 탄생 200돌 학술대회 오늘부터

“다윈의 진화론을 근거로 자유주의의 정당화를 추구하기도 하고, 반대로 ‘다윈 좌파’를 모색하는 사람도 있다. 진화론은 다양한 인문학적 담론을 가능하게 했다.”(신중섭 강원대 교수)

“데카르트는 동물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지만 다윈은 동물에게도 어느 정도 도덕감이 있다고 인정했다. 동물 인지(animal cognition) 문제는 현재 서양에서 뜨거운 연구 주제다.”(김성환 대진대 교수)

“생존을 위한 공격과 호전, 그리고 투쟁을 자본주의의 특징으로 규정짓고 공격한 사회다윈주의는 틀렸다.”(민경국 강원대 교수)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과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는 연합학술대회가 2, 3일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다. 한국과학철학회, 한국과학기술학회, 한국생명윤리학회 등 10개 학술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다윈 진화론과 인간, 과학, 철학’. 12개 세션에서 철학, 역사, 과학기술 등 다양한 관점으로 본 다윈의 사상을 토론한다.

민 교수는 미리 제출한 발표문 ‘다위니즘과 하이에크의 문화적 진화이론’을 통해 “진화론적 견지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한 진화경제학과 사회다위니즘은 낯선 사람들과의 교환, 경제적 경쟁, 사유재산 같은 것들을 설명할 수 없는 한계를 노출했다”고 말했다.

김성한 경희대 교수는 ‘다윈의 진화론적 도덕 연구 방법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에서 진화론과 도덕의 관계를 탐구했다. 그는 “인류는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일정한 도덕적 특성을 공유하게 됐다”면서 “진화론자들은 도덕적 판단을 거의 반사적으로 이뤄지게 하는 ‘직관’, 도덕 체계가 서로 다른 문화에서도 도덕 능력 자체는 공통점을 보이는 현상 등을 예로 든다”고 소개했다.

신 교수는 ‘진화의 진화’에서 “진화론에도 진화의 원리가 작동해 다양한 변종을 산출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진화론은 존재론 방법론 인식론 인과론 등의 주제를 재론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학술대회에선 이 밖에 △진화란 무엇인가-포켓몬스터의 진화와 생물학의 진화 △주역(周易)의 문화철학적 이상과 진화론 △몸이라는 시공간의 진화 △영국 소설에 나타난 다윈적 요소 △정치화된 진화론 등이 발표된다.

2일 오후 7시에는 진화론 대중화에 힘써 온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장대익 동덕여대 교수가 ‘다윈은 왜 20년 동안 자신의 이론을 숨겼는가’를 주제로 공개 대담회를 갖는다. darwinafter.kr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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