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86>克己復禮가 爲仁이니 一日克己復禮면…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논어’ ‘顔淵(안연)’편의 첫 장을 克己復禮章(극기복례장)이라고 한다. 제자 顔淵이 仁에 대해서 묻자 공자는 극기복례가 곧 仁이라고 대답했다. 공자의 근본사상인 仁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한 장이다. 克己는 約身(약신)과 같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몸을 檢束(검속)한다는 뜻이 된다. 성리학자는 사사로운 욕망을 이긴다고 풀이했다. 復禮는 선왕의 예법을 실천한다, 혹은 선왕의 예법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성리학자들은 復禮는 곧 天理인 禮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약용은 禮義를 회복하는 일로 보았다.

克己復禮爲仁의 爲는 ‘…이다’로 풀이하기도 하고 ‘…을 행한다’로 풀이하기도 한다. 一日은 ‘하루’ 혹은 ‘하루아침에’다. 天下歸仁은 천하 사람들이 仁德(인덕)으로 향한다는 말이니, 仁德 있는 사람에게 동조한다는 뜻이다. 정약용은 歸를 歸化로 보았다. 一日은 仁을 행하는 시간이 아주 짧은 것을 가리키고, 天下는 仁의 효과가 아주 넓게 파급되는 것을 가리킨다. 그 다음의 爲仁은 仁을 행한다는 뜻으로, 爲는 행한다는 뜻의 동사다. 由己는 자기로부터 말미암는다는 뜻으로, 仁을 행함은 자주적, 자율적 행동임을 말한 것이다. 而는 역접의 접속사다. 由人乎哉는 ‘남으로부터 말미암는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는 뜻을 지닌 반어법이다.

私心(사심)을 이기는 일은 자기 조절의 소극적 활동이지만 예의로 돌아가는 일은 사회적 보편성을 획득하는 적극적 행위다. 자기부정의 구조를 띤 이 克己復禮는 참된 나를 찾는 유력한 방법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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