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금융상품 얼마나 아세요?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SBS 5, 12일 ‘쩐의 제국’서 파생상품 실체 조명

서울에 사는 윤모 할머니(68)는 사별한 남편의 사망보험금 1억 원을 손실 위험을 충분히 듣지 못한 채 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80%가량을 잃었다. 윤 할머니가 정기예금 정도로 생각했던 이 펀드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투자한 미국 금융회사의 주가와 연계된 파생 상품이었다. 윤 할머니와 같은 상품에 투자했던 6명은 손실액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SBS는 금융 자본주의의 역사와 첨단 금융상품의 실체를 다룬 ‘SBS 스페셜-쩐의 제국, 머니 파티의 승자와 패자 1, 2부’(사진)를 5, 12일 오후 11시 20분 각각 방영한다. 다큐멘터리 1부는 파생금융 상품의 실체를 다룬다. 윤 할머니의 경우처럼 미국 파생 금융상품은 이미 한국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제작진은 윤 할머니의 돈은 어디로 갔는지 추적한다.

1980년대 후반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 손실을 줄이며 수익은 높이고 싶었던 뉴욕 월가의 투자자들은 학자들을 모아 ‘첨단금융공학시스템’을 만든다.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로버트 머튼 교수는 이와 관련된 ‘파생상품의 가치결정 모델’로 199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파생상품이 재 파생상품으로 포장되는 과정을 거치며 실제의 손실 위험은 보이지 않는 상품을 만들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계기로 거품이 일거에 붕괴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투자은행에서 일하며 2년 전까지 한해 10억 원가량의 연봉을 받던 켄 씨는 헤지 펀드를 설립했다가 2008년 가을 금융위기로 회사가 파산했다. 켄 씨는 수영장과 골프장이 딸려 있던 집마저 은행에 압류돼 6개월 안에 70만 달러를 갚지 못하면 집에서 나가야 한다. MBA 학위가 있지만 구직이 어려운 켄 씨는 피자를 배달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2부는 중국의 부상과 ‘달러의 몰락’에 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다. 연출 장경수 PD는 “‘머니게임’ ‘금융 카지노’라 불리는 투자 판에서 장기적으로 개인이 이익을 남기고 생존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모르고 코 베이지는 말자’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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