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내세요…충무로, 아버지 달린다

  • 입력 2009년 7월 1일 07시 43분


영화계 ‘마더’ 이어 ‘파더’ 열풍

‘이번엔 아버지다!’

영화와 연극, 출판계에 불어닥친 ‘어머니’ 열기에 이어 이번에는 아버지들이 몰려오고 있다.

CF에서는 ‘아빠’의 이름으로 힘겨운 시절을 넘으려는 희망의 메시지가 넘쳐나고 스크린에서는 투박하지만 자식에 대한 진한 부성이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상반기 신드롬에 가까운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는 그 출발점이다. 마흔살 된 소와 팔순 농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소와 함께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며 학교에 보낸 아버지의 이야기라 할 만하다.

6월30일 현재 전국 200만 관객을 넘어선 김윤석 주연 영화 ‘거북이 달린다’(감독 이연우·제작 씨네2000).

극중 시골 형사와 날렵한 탈주범의 추격전을 그리고 있지만 실상 그 바탕에서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묻어난다. 연상의 아내 앞에서 기 한 번 못 펴는 그는 딸에게도 한심한 아빠. 그가 탈주범에게 계속 당하면서도 뒤를 쫓는 것은 형사로서 책무 뿐 아니라 잃어버린 아빠와 남편으로서 자존심을 되찾기 위함이기도 하다.

16일 개봉하는 전무성, 박철민 주연 영화 ‘아부지’(감독 배해성·제작 주연이엔디)는 제목 그대로 아버지 이야기다. 1970년대 시골 마을, 13살 소년의 눈을 통해 아버지를 바라보는 영화는 가난 속에서도 자식의 앞길을 비춰주는 아버지의 묵직한 모습이 배어난다.

10월 선보일 예정인 ‘부.산’(감독 박지원·제작 오죤필름)은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영호와 류승호, 고창석이 주연한다. 이들의 과거 속에 웅크린 아픔이 현실 속에 되살아나며 아버지와 아들은 또 한 번 격렬한 갈등 속으로 빠져든다.

이미 정유업체들과 금융권 CF 속에서도 ‘아빠는 슈퍼맨!’, ‘아빠 힘내세요!’, ‘아빠를 부탁해’ 등의 카피로 아버지는 성큼 우리 앞에 와있다.

그 속에서 아버지는 다시 한 번 스크린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이려 한다.

‘아부지’의 홍보마케팅사 유쾌한 확성기의 유순미 대표는 “경제 불황 등으로 힘겨운 현실에서 가족을 떠받치는 가장 큰 힘은 아버지다”면서 “아버지에 대한 관심과 추억이 새삼 대중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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