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대륙의 끝 한국까지 가고 싶다”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암투병 佛교사 1만2000km 자전거 횡단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빠르다는 고환암을 이겨낸 한 프랑스 교사가 9일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 프랑스에서 동쪽 끝 한국까지 1만2000km의 자전거 여행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올해 32세의 그자비에 쥘리앙 씨. 그는 파리 근교 센생드니 바뇰레 중학교의 지리·역사 교사다. 2003년 암에 걸렸다 회복된 그는 30일 파리 팔레 루아얄 레스토랑에서 기자들과 만나 “암을 절망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이 모험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한 프랑스 기자가 그에게 노선을 ‘파리∼베이징(北京)’으로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실제로 그는 북한을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한국 인천까지는 배로 이동해야 한다. 유라시아 대륙은 유럽 남부와 아시아가 만나는 보스포루스 해협에도 다리가 놓여 있어 전 구간을 자전거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자전거로 횡단할 수 있는 이 구간이 물리적 장애가 아닌 이유로 북한에서 끊어진다. 그러나 그는 “유라시아 대륙의 끝은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라며 “나는 끝에서 끝까지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암에 걸려 삶의 끝자락에 서봤던 그는 유독 ‘끝(extr´emit´e)’을 강조했다.

그의 자전거 여행은 학교에서 출발한다. 그는 홀로 떠나지만 동반자가 없는 게 아니다. 학생들은 그가 자전거로 통과하는 각 나라의 정보를 수집해 웹사이트(dunfinisterealautre.jimbo.com)에 올려 알릴 예정이다. 그도 여행 체험을 글과 사진으로 전해줄 계획이다.

쥘리앙 씨는 횡단 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신체의 연약함을 느낌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데다 가장 간소한 삶을 보여주는 게 자전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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