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연봉 180% 최고 인상… “승균이 형 고마워요”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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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승균, 백지위임으로 양보

국내 프로농구 최장신 선수 하승진(26·223cm)은 5월 KCC의 우승이 확정된 뒤 선배 추승균(35)을 번쩍 안아 들어올렸다. 그는 “팀을 이끈 승균이 형을 가장 높은 자리에 세우고 싶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선수 등록 마감시한인 30일 다음 시즌 연봉에 사인한 하승진은 이번엔 추승균을 목말이라도 태워줘야 할 것 같다. 하승진은 지난 시즌 1억 원에서 역대 최고인 180% 오른 2억8000만 원(인센티브 3000만 원 포함)에 도장을 찍었다. 종전 최고 상승률인 김주성의 175%(8000만 원→2억2000만 원)를 뛰어넘었다. 역대 2년차 선수 최고 연봉이다.

하승진의 연봉이 껑충 뛴 것은 우승 프리미엄이기도 하지만 추승균의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샐러리 캡에 묶여 일정한 파이를 나눠야 하는 현행 시스템에서 추승균은 연봉을 구단에 백지위임했다.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위기에 빠진 KCC를 정상으로 이끈 그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등 인상 요인이 많았다. 그런데도 협상 테이블에서 스스로 몸을 낮췄다. 결국 지난 시즌보다 2500만 원(7.14%) 오르는 데 그치며 3억7500만 원에 사인했다. 구단의 입장과 후배들을 위한 배려에서였다. 동부 김주성은 지난 시즌보다 2000만 원 삭감된 6억9000만 원에 재계약을 해 5년 연속 연봉 킹의 자리를 지켰다. 지난 시즌 5억5000만 원을 받은 김승현(오리온스)은 역대 최고액인 7억2000만 원을 요구해 6억 원을 제시한 구단과 협상이 결렬돼 한국농구연맹에 조정 신청을 했다. 허리 부상을 이유로 15경기 결장에 평균 9.7득점, 6.4어시스트에 그쳤던 김승현은 삭감이 유력했으나 구단과 선수 모두 현실성이 떨어지는 금액을 제시해 뭔가 다른 노림수가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KT&G에서 SK로 옮긴 주희정은 5억2000만 원에 연봉 협상을 마쳤다. 전자랜드 서장훈은 4억 원에서 4억7000만 원으로 올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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