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과 킹이 뭉쳤다, 챔피언 반지를 위해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오닐 클리블랜드로 이적 제임스와 의기투합
조든-피펜, 오닐-코비 등
NBA 빛낸 황금콤비에 버금
지역시민들 “무관 恨 풀 기회”

사람들은 그를 ‘킹’이라고 부른다. 고교 시절부터 슈퍼스타의 자질을 떨치며 이름을 널리 알려서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46)의 후계자라는 찬사도 들었다. 르브론 제임스(25·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얘기다.

하지만 그는 2003년 미국프로농구(NBA) 데뷔 후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를 승률 1위(0.805)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뽑혀 챔피언 왕관을 쓸 기회를 맞는 듯했다. 포스트시즌에서 8연승을 질주하며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올랜도 매직에 졌다. 당시 제임스는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 경기 후 인터뷰를 거절해 2만5000달러의 벌금까지 물었다. 그만큼 무관의 한이 컸다.

그런 그가 우승 갈증을 해소할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다. 지난 주말 ‘공룡 센터’ 샤킬 오닐(37)이 피닉스 선스에서 클리블랜드로 전격 이적했다. 유에스에이투데이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은 ‘오닐은 제임스의 러닝메이트’ ‘우승을 향한 오닐과 제임스의 의기투합’ 등으로 표현하며 대서특필했다. NBA 역사를 빛낸 조든-스코티 피펜, 매직 존슨-카림 압둘자바, 오닐-코비 브라이언트에 버금가는 황금 콤비를 이루게 됐다는 것이다.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거쳐 신인상에 뽑힌 공통점이 있는 이들은 평소 절친한 선후배이기도 하다.

키 216cm, 몸무게 147kg의 육중한 체격을 자랑하는 오닐은 LA 레이커스와 마이애미 히트에서 4차례 정상을 밟았다. 30대 후반이지만 지난 시즌 75경기를 뛰며 평균 17.8득점, 8.4리바운드를 기록할 만큼 위력은 여전하다. 클리블랜드의 취약한 골밑을 보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오닐도 5번째 우승 반지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초심을 떠올리며 고교와 대학 때 달던 33번을 새 등번호로 골랐다. 클리블랜드 시민들은 1964년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 브라운스가 챔피언십을 차지한 뒤 어떤 연고 프로팀도 우승을 못한 저주를 오닐이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임스는 “오닐은 믿을 수 없는 기량을 지녔으며 4차례나 챔피언에 올랐다. 그와 동료가 됐다는 사실은 영광이다. 굉장한 시즌이 다가올 것 같다”고 부푼 기대감을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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