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정보가 돈”… 기상산업 쨍쨍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 법률-보험분야까지 확대

《전북 군산시 옥서면 군산컨트리클럽은 2006년 4월부터 민간 기상정보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골프장 날씨에 대한 맞춤정보를 받고 있다. 골프장은 날씨에 민감하다. 눈이나 비가 내리면 예약 고객 가운데 절반 정도가 취소한다. 하루 평균 입장객이 1500명(성수기 주말) 정도로 예약에 따른 손실액만 8200만 원에 달한다. 군산컨트리클럽은 “날씨는 매출뿐만 아니라 골프장 시설물 관리에도 영향을 준다”며 “낙상 낙뢰 등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기상정보의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위험-사고방지 수요 늘어
기상사업 2012년엔 1000억
세부지역 맞춤 기상서비스
민간기상업체들 고수익

도시가스업체는 겨울철 기온이 1도만 올라가도 사람들이 히터를 틀지 않기 때문에 날씨에 따른 매출액 변화가 크다. 여행사 등 레저산업의 경우 날씨가 큰 영향을 미치고 빙과류와 청량음료 사업도 날씨에 민감하다. 에어컨과 히터는 상품 자체가 날씨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제품이다. 비가 내릴 때는 콘크리트 공사를 할 수 없어 공사현장에서 날씨는 소중한 정보다. 대한항공은 기상 부문에 투자하고 날씨정보를 적극 활용해 기상요인에 따른 국내선 결항편 38.2%와 회항편 44.4%를 줄였다.

폭설에 시달리던 전북 고창군은 기상관측소를 직접 유치했다. 고창군은 호남 서해안의 중간지역에 위치해 지리적인 특성상 기상이변이 빈발한다. 2005년 12월 21일간 폭설(누적적설량 220cm)이 이어져 6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고창군은 관측소 용지 등을 제공하고 지난해 전국 최초로 기상청과 함께 기상관측소를 세웠다.

최근에는 보험과 법률 등 과거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업종까지 기상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 민원 제공 실적은 1만2736건으로 건축·환경(5377건)이 가장 많았다. 점차 법률·보험 관련 기상정보 요구가 늘고 있다. 1998년 1694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279건으로 늘었다. 자동차보험업체는 눈 또는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짙게 끼었을 때 고객에게 미리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당연히 사고가 줄어들고 보험지급액은 감소한다.

실제 국내 한 민간기상업체가 1990년대 말 기상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대기업 위주로 기상정보를 제공했으나 현재는 중소기업으로 회원사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건설업은 대형 건설업체에서 중견 건설업체로, 유통업은 편의점에서 백화점 할인점 프랜차이즈업체로 회원사가 늘었다. 금융업에서는 은행뿐만 아니라 화재·생명·카드회사까지도 날씨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는 “민간 기상업체들은 세부 지역에 대한 맞춤 기상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날씨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가 급증하면서 국내에서도 날씨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일 것이고 날씨금융사업, 기후산업 등 다양한 파생산업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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