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잇단 방향 착오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흑은 이번 2보에서 두 번의 실수를 저지른다.

먼저 흑 19의 귀 굳힘은 방향을 잘못 잡은 수. 참고도 흑 1이 의외로 좋은 곳이다. 백이 강한 곳에 가깝게 다가가는 듯하지만 좌하 백을 뜯어보면 미생이어서 흑 1의 압박이 유효하다. 흑 5까지 서로의 길을 가는데 우변 흑 진영이 상변 백 진영보다 나쁘지 않다.

흑 29도 초점에서 벗어났다. 흐름이 나쁘게 돌아갈 때는 반전을 꾀하기 위해 전략적 수법을 구사해야 한다. 상대의 후방을 급습한다거나 보급로를 차단하는 수법 등을 말한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 한가하게 후방에서 군량미(실리)를 쌓고 있는 것은 상대에게 여유를 줄 뿐이다. 따라서 흑은 ‘가’에 둬 좌변 백 한 점을 공략하는 진행이 좋았다.

끝내기처럼 보이는 백 30이 이제는 기막힌 요소. 이 수로 좌하 흑의 삶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에 지금은 ‘가’로 뛰어들 수 없다. 흑 31로 삭감하며 좌하 대마를 보강하는 정도다. 백은 유유히 32를 차지하며 유일한 약점이었던 좌변을 지킨다. 백은 약한 곳이 없어졌다. 설사 흑이 우변 우상에 걸쳐 세력을 쌓는다 해도 마음 놓고 헤집고 다닐 수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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