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노다지 캐러 우주로…사막으로…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글로벌 기업들 ‘솔라 러시’
태양에너지 시장 급속 팽창
삼성 - LG - SK도 뛰어들어

“태양을 수확하라(Harvest the sun)!”

태양에너지 사업을 둘러싼 국내외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유럽과 일본 등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에 앞선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정부 및 연구기관, 민간단체와 손잡고 공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선진국 기업에 비해 갈 길이 먼 국내 기업도 최근 1, 2년 사이 앞 다퉈 ‘태양에너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사막과 우주를 밭으로

지난달 유럽에서는 ‘데저텍(Desertec)’이라는 프로젝트가 발표돼 화제를 모았다. 데저텍의 뼈대는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 초대형 태양열 발전소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도이체방크(은행), 뮌헨리(재보험사), 지멘스(엔지니어링), E.On(전력회사) 등 태양사업 진행에 필요한 각 분야 최고 기업이 비즈니스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예정이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10여 개국의 정부, 민간단체도 이번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이 아프리카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좀 더 뜨겁고(열) 밝은(광) 태양에너지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달부터 데저텍 추진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4000억 유로)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일본은 한 술 더 떠 우주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세우겠다고 나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4km² 크기의 대형 태양광 패널을 우주에 띄워 전력을 생산한 뒤 이를 전파로 바꿔 지구로 전송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착수했다.

○ 마음만 바쁜 국내 기업

선진국이 태양에너지 분야에 ‘잰 행보’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도 바빠졌다. 삼성전자는 6대 신성장사업에 태양전지를 포함시켰고, LG그룹은 태양광발전 사업을 위한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쳤다. SK그룹도 대만 기업과 태양전지 생산을 위한 기술협의를 하는 등 거의 모든 대기업이 태양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코오롱, 대성그룹 등도 태양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선정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태양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사업정관에 추가한 기업은 74곳으로 추가 등록된 신규사업의 43%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미 상당 부분의 핵심 기술은 유럽, 일본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데다 생산규모나 단가 면에서도 신흥국과의 경쟁이 예상돼 기업들의 고민이 많다. 실제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삼성종합기술원 차원에서만 핵심기술 개발을 검토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양산 계획이나 전담조직을 정하지 못했다. SK도 대만 기업과 진행해 온 기술협력 논의를 최근 원점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A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한때 그룹 차원에서 태양사업을 진지하게 검토한 적도 있지만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관련 기술력도 낮아 철회했다”며 “그러나 태양시장의 가능성이 적잖은 만큼 일단 발은 걸쳐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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