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초고층 빌딩’이란 정확히 어떤 건물인가요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 우리나라에 앞으로 여러 개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것이란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초고층 빌딩이란 정확히 어떤 건물이죠? 그리고 왜 초고층 빌딩을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요?》

높이 200m 넘거나 50층 이상인 빌딩

토지 활용도 높고 친환경… 문화적 파급 효과도 커 건설붐

초고층 빌딩이란 표현을 많이 들어보셨죠? 요즘 신문의 경제면을 보면 초고층 빌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지역에 어떤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것에서부터 초고층 빌딩과 관련된 기술에 대한 내용까지 다양한 ‘초고층 빌딩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얼마나 높은 건물을 초고층 빌딩으로 분류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LG트윈타워(일명 ‘쌍둥이 빌딩’), 서초구 서초동의 삼성타운, 중구 남산의 남산타워는 초고층 빌딩일까요?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초고층 빌딩은 단어 자체에서도 알 수 있듯 매우 높은 건물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열거한 건물들은 모두 초고층 빌딩이 되는 데 필요한 높이(200m)나 층수(50층 이상)에 못 미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가 서울 광화문, 여의도, 강남지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높은 건물들의 절대다수는 초고층 빌딩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현재 한국에 완공된 초고층 빌딩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63빌딩,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G동’,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 등 소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건립될 계획인 초고층 빌딩은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서울 ‘제2롯데월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동북아무역타워’, 부산의 ‘부산 롯데월드’ 등 모두 10개 이상의 초고층 빌딩이 한국에 세워질 계획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공사가 시작됐고 또 다른 일부는 공사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설계는 다 된 상태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은 시기에 더욱 많은 초고층 빌딩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초고층 빌딩 건립 바람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초고층 빌딩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초고층 빌딩은 일반 건물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무실과 주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인구에 비해 땅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더욱 더 그 효과가 클 수 있겠죠. 또 초고층 빌딩은 시공 때부터 워낙 튼튼한 구조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건물보다 수명도 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환경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뛰어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일부는 초고층 빌딩을 ‘친환경 건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반 건축물을 넓게 만들거나 많이 만들면 도시 과밀화와 녹지 공간 부족현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초고층 빌딩은 일반 건물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다고 합니다.

문화적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도 초고층 빌딩이 가진 장점으로 꼽힙니다. 혹시 미국 뉴욕과 시카고, 홍콩,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같은 도시를 방문해 본 적이 있으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도시들의 중심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초고층 빌딩은 그 자체가 도시나 나라의 상징이며 관광 자원입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초고층 빌딩 건립이 각 나라 간의 은근한 자존심 경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워낙 많은 도시가 대표급 초고층 빌딩을 세우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바뀌는 주기가 계속 빨라지고 있습니다. 두바이를 상징하는 초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는 경쟁자(?)들을 의식해서 한때 정확한 높이를 공개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초고층 빌딩 건립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은 10개 이상의 초고층 빌딩 건립 계획이 있어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 설계 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느 지역에 어떤 모습의 초고층 빌딩들을 어떤 목적으로 세울지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하면 100년, 200년이 지난 뒤에도 한국을 상징할 수 있는 ‘국보급’ 건축물이 많이 생겨나겠죠.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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